일상
워킹맘의 일기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8. 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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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아직 방학 중인 아이를 데리고 이틀째 출근하는 중이다.
계속 함께 놀아주지 않아도 아이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잘 있다가도 엄마를 보자마자 그간의 심심함이 증폭되기라도 하듯 반색을 하고, 교무실 문을 슬그머니 열고 들어와 무릎에 올라앉아 엄마 냄새를 맡으며 응석을 부리는 아이의 모습에 한편으로 참 기쁘다.
동시에, 밀려만 가는 일들, 응답하지 못한 메시지들에 대한 중압감은 커져만 간다.
출근길
나랑 같이 출근해서 좋아요?
퇴근길
내일도 나 엄마 학교에 가요?
동그란 눈으로 나의 입술을 주목하는 아이에게, 나는 차마 모든 진실을 말할 수는 없다.
작고 소중한 영혼을 실망시킬 수 없어서, 나는 때로 모든 것을 말하지 못한다.
미안함과 죄책감은 때로는 회피와 짜증의 모습으로 둔갑한다.
그러면서도, 난 그냥 엄마 안 따라 가고 집에 있을래요, 할까 봐 숨죽이고 표정을 살핀다.
가만히, 나의 불안과 염려와 미안함들을 들여다 본다.
가만 보면,
스스로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짜증이 가장 큰 순간이 많다.
늘 그렇듯 학교에서는 열어볼 틈이 없는 보고서 작성을, 오늘은 정말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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