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샤덴프로이데, 괴롭힘, 그리고
재난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다음은 재난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재난
재난 [災難] 뜻하지 않게 생긴 불행한 변고
의도하지 않게, 원하지 않게 나에게 닥친 행복을 앗아가는 일을 말하네요. '변고'라는 표현으로 보아 갑작스럽고 불행의 정도가 큰 일을 뜻하는 듯합니다.
신현선(2020)은 재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고 합니다.
재난은 안정적이었던 삶의 토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면서 파멸, 재앙, 시작 등과 같이 모순의 혼란 상황에 우리를 위치시킨다.
재난을 당하면 우리 삶에서 누리던, 별다른 문제가 없이 평온한 상태가 일순간 무너져 혼란스럽게 되어버리게 되겠군요. 가족의 상실, 실직, 건강 악화, 금전적 손해 등 다양한 일들이 우리를 혼돈의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겠습니다.
샤덴프로이데
한편 심리학적 용어에 샤덴 프로이데라는 개념이 있다고 합니다.
타인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기뻐하는 심리라고 하는데요, 인정하기 싫지만 제 안에도 이런 심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연예인이나 공인이 한순간에 몰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머나 저걸 어째,'하면서 탄성을 내지르면서도 '나는 저 상황에 처하지 않아 참 다행이다, 하며 안도하고 기뻐하는 것이지요. 심지어 누군가 처참하게 무너지는 꼴을 '보고야 말겠다'는 앙심을 품기도 합니다. 우리 중 누구도 드러내놓고 인정하기 싫겠지만 말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몰락하는 타인을 지켜보는 쾌감이 생각보다 큰가 봅니다. 심지어 위키백과에 제시된 정서 분류표에 따르면 샤덴프로이데는 '기쁨, 만족, 황홀, 다행, 감사, 행복, 희망, 안도, 경탄, 열의'와 같은 '심히 좋은' 정서와 나란히 열거되어 있네요.

괴롭힘
한편 이런 기쁨을 누리기 위해 누군가에게 재난을 가져다주는 행위는 어떠할까요? 악의적인 정보를 온오프라인 상으로 유포한다거나, 타인이 싫어하는 행동을 일부러 반복한다거나, 은근슬쩍 혹은 대놓고 비아냥거린다거나 하는 일들요. 그런 일들이 일정 수준 이상 지속되면 우리는 괴롭힘이라고 부릅니다.
괴롭힘의 사전적 정의는 '가까운 관계의 사람이 상대편에게 정신적ㆍ육체적인 고통을 주어 학대하는 행위'입니다. 학대라니 어감이 참 무섭지요?
한편 괴롭힘이 여러 사람에 의해 자행되면 '집단 괴롭힘'이 되겠네요. 아주 작은 수근거림들이 모이면 누군가에게는 '재난'에 해당하는 일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아야겠습니다.
성경
성경은 이러한 행위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결과 벌어진 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 두사 합당하지 못한 일을 하게 하셨으니 곧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요,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이 가득한 자요 수군수군하는 자요 비방하는 자요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자요 능욕하는 자요 교만한 자요 자랑하는 자요 악을 도모하는 자요 부모를 거역하는 자요 우매한 자요 배약하는 자요 무정한 자요 무자비한 자라 그들이 이같은 일을 행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나님께서 정하심을 알고도 자기들만 행할 뿐 아니라 또한 그런 일을 행하는 자들을 옳다 하느니라
-로마서 1장 28절~32절
혹시 마음 속에 누군가 떠오르시나요? 저도 떠오릅니다. 악의가 가득한 말들, 악독한 일을 도모하고 행하는 무리, 수군수군 소문을 퍼뜨리고 비방하는 행위, 가까이도 멀리도 참 많이도 떠오릅니다. 온 천지 사방에 그런 악한 일들만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뭔가요. 그런데 다음 성경 구절도 보시죠.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누구를 막론하고 네가 핑계하지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
-로마서 2장 1절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말씀입니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씩씩거리고 있는 나에게 '너도 그런 유사한 일을 어느 시점에 다른 누군가에게 행하지 않았니? 너도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엄청난 상처도 줘왔고 말이다.'라고 꾸짖는 느낌이랄까요.
이러한 악에서, 저주에서, 재난에서 벗어나려면 똑같이 되갚아주고 응징할 생각을 하기 보다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것이 필요하겠군요.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로마서 8장 37절
결국은 사랑을 통해서만 이 갑갑한 현실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중한 이웃과 온정을 주고받는 복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