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명화 감상 - 고갱이 그린 여성들

글을써보려는사람 2026. 1. 1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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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폴 고갱이 화폭에 담은 여성들의 모습을 감상하겠습니다.

 

누드 습작, 1880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고갱이 전업 화가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그린 <누드 습작(1880)>입니다. 수잔 발라동을 그린 것이라고 하지요. 사진 속의 여성은 손에 골무를 낀 채 뜨개질을 하고 있습니다. 얼굴과 몸의 앞면에 그늘이 진 것을 보니 광원이 등 뒤쪽에 있는가 봅니다. 왜 그녀는 불불빛 또는 햇살을 등지고 바느질을 하는 것일까요? 신체의 윤곽이 밝은 불빛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 부끄러웠던 것인지(왜냐하면 그녀는 지금 뜨개질을 하고 있긴 하지만 동시에 화가의 모델을 서는 중이니까요), 아니면 침대가 놓인 각도로 인해 빛을 등지고 걸터 앉을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바느질을 하는 그녀의 표정이 다소 어둡게 보입니다. 눈두덩이가 부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어쩌면 그녀를 바라보는 감상자인 제 마음이 투영되어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서 바느질을 마치고 악기 연주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중인지도 모르지요.

 

 

고갱 부인의 초상, 약 1880-81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고갱이 1880-1881년경에 그린 <고갱 부인의 초상>입니다. 그림 속 고갱 부인은 바느질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수를 놓는 중인 것 같기도 합니다. 역시나 얼굴의 측면이 어둡게 처리되어 있네요. 부인은 전업 화가가 되기로 한 남편의 결정에 걱정이 많이 되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어지러운 마음을 뜨개질로 달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이따금씩 들릴듯 말듯 작게 내쉬는 한숨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언제 결혼하니, 1892

 

이번에는 타히티에서 그린 그림을 살펴 봅니다. <언제 결혼하니>는 1892년에 그려진 작품입니다. 10년 새 그림체가 많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네요. 그림 속에는 두 여성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몸을 향한 채 앉아 있습니다. 앞의 여성은 측면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고, 바로 뒤에 있는 여성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킨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네요. 어째서 두 여인이 앞뒤로 앉아 있는지, 왜 작품의 제목이 '언제 결혼하니?'인지는 알 길이 없어 추측을 해볼 따름입니다. 뒤에 있는 여성이 앞에 있는 여성의 연인은 저쪽 마을에 산다고, 언젠가 혼인을 할 사이라고 우리에게 알려주는 중일까요? 그러면서 앞에 있는 여성에게 너 언제 결혼하니, 하고 물었는지도 모를 일이고요. 그러고 보니 두 여성의 입가에 금방이라도 미소가 지어질 것 같기도 하고요. 어쩌면 두 여인은 대화를 하기 직전에 저 멀리 뒤에 손을 잡고 있는 부부를 쳐다봤을지도 모릅니다.

 

 

 

어디 가니, 1893

 

마지막으로 감상할 작품은 고갱이 1893년에 그린 <어디 가니>입니다. 끈을 부착한 박을 들고 어디론가 향하는 여인의 모습이 중앙에 있고요, 마치 직전 그림에서 만난 두 여성이 왼쪽 뒤에 앉아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구도는 바뀌었지만 심지어 앉아 있는 자세도 비슷하고 말이지요. 오른쪽 뒤편에는 흰옷을 입은 여성이 품에 어린이를 안고 있습니다. 나 좀 씻고 오게 우는 아이 좀 봐달라니까 넌 어딜 가니, 하고 동생에게 질책을 하면, 동생은 박을 들어 보이며 여기에 물 좀 길어 올 게, 하고 대답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타히티에서의 작품은 제목을 유추하기가 어려워 나름대로 이야기를 지어내며 그림을 읽는 묘미도 있군요.

 

 

 

오늘의 명화 감상은 여기까지입니다.

 

행복고 힘차게 한 주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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