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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인 <디스킬 제네레이션> 독서일기 - 독서일기를 씁시다

김재인은 에서 인공지능 도입으로 인해 인간이 무가치한 존재로 전락하는 것을 경고합니다. 탈숙련 현상(Deskill)을 우려하는 것인데요, 탈숙련이란 보유하고 있던 기능이나 기술을 잃어버리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운전을 잘하던 사람이 운전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된다던가, 외국어를 곧잘 말하던 사람이 더 이상 해당 언어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게 되는 등의 예를 들 수 있겠네요.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두드러진 탈숙련 현상은 언어력에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책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고, 책 자체를 집중하여 읽어내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등 언어와 관련된 능력을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릴스와 숏폼의 범람으로 인해 나타난 전반적 언어력 저하 현상이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하..

도서 2026.07.10

박준 시인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독서 일기 - 함께 웁시다

박준 시인의 수필집 을 2회독 하였습니다. 사랑하던 사람들과의 이야기, 가족 이야기, 친구 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 삼십 대의 시인님이 세상을 겪어낸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책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더러는 시인님의 표정을 상상했고 더러는 감탄했으며 대개는 애상에 잠겼습니다. 마음을 드러내고 세상을 써내려가는 적확하고도 아름다운 표현을 찾아내는 재능이 시인님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부럽더군요. 제가 느낀 것은 책은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달라지더라는 점입니다. 예전에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부분보다 새로운 문장에 더 마음이 가기도 했거든요. 예를 들어 작년에 읽었을 때는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두는 것은 아..

도서 2026.06.30

황보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독서 일기 - 휴남동 서점에서 쉬고 오다

오래간만에 참 좋은 소설을 읽었습니다. 황보름 작가의 가 바로 그 책입니다. 브런치 독서 챌린지 사은품으로 배송 받아 읽기 시작했는데요, 읽는 내내 제가 소설의 주인공인 영주가 되어 휴남동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휴남동의 첫 글자가 쉴 휴(休) 자라고 하는데, 정말 휴남동 서점에서 마음의 쉼을 얻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자 달콤하고 안온한 꿈에서 깨어난 듯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게요? 바로 다시 재독을 시작하였지요. 뭐랄까, 책의 매력은 황보름 작가 특유의 잔잔하고 편안한 문체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각 챕터도 길지 않아서 집중력이 짧은 저 같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고요. 깊은 갈등이나 커다란 반전이 없이 소소한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

도서 2026.06.27

안톤 체호프 <내기> 독서 일기 - 덧없음과 소중함에 대하여

오늘 읽은 소설은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입니다. 오늘 처음 읽은 것은 아니고요, 지난번에 읽은 횟수를 포함하여 대여섯 차례 읽었지요. 길이가 짧아 빠른 속도로 읽으면 10분 만에도 읽을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단편을 여러 차례 읽은 이유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서이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먼저 들려드릴게요. 이야기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한 은행가와 젊은이가 내기를 하는 내용입니다. 사형과 종신형 중 어느 편이 더 나은지 논쟁을 하던 중, 젊은이가 5년 간 자유를 박탈당하고 감금되어 있는 상태를 견딜 수 없다는 데 은행가가 이백만 루블을 걸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젊은이는 5년이 아닌 15년 동안 감금되어 있겠다고 장담하고, 그렇게 ..

도서 2026.06.12

캐럴라인 냅 <명랑한 은둔자> 독서 일기 - 그런 너도 너야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최근 캐럴라인 냅의 를 읽었습니다. 극내향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부모님을 상실한 이야기, 거식증과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이야기, 자신이 데이트 했던 상대에 대한 이야기 등 자신이 온몸으로 겪어낸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는 책입니다. 책을 거의 다 읽었을 즈음에는 책을 마저 읽기가 염려되어 독서를 한동안 멈추기도 했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오랜만에 독서 일기를 남겨야만 하겠는데(그동안 독서량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매번 독서 후 독후일기를 남기겠다는 저 자신과의 약속을 번번이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캐럴라인이 그랬듯 자신의 내면을 직시할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타인의 행복에 배 아파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불행을 바라기도 하고, 아무 이유도 없이 욕지거리가..

도서 2026.05.31

윤동주 <별 헤는 밤> 감상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憧憬)과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비둘기, 강아지, 토끼,..

문화 예술 2026.04.27

명화 감상 - 테오도르 제리코

오늘은 테오도르 제리코(1791~1824)를 감상합니다. 첫 번째 작품은 입니다. 사람들, 아니 정확히는 시체들이 엉겨붙어 있습니다. 난파선의 뗏목을 타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바다 위를 표류하고 있던 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항해 기간이 길어졌던가 봅니다. 한 명씩 한 명씩 목숨을 달리하고,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네요. 아래 왼쪽에 사체에 팔을 두른 채 턱을 괴고 있는 사람을 보세요.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러던 중 저 멀리 배가 보였는가 봅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죽을 힘을 다해 손을 뻗거나 옷가지를 흔들고 있네요. 살려달라고, 여기 사람이 있노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기도 하겠지요. 마지막 희망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테니까요. 다음 작품은 입니다. 제목대로 수로가 그림 중앙에..

문화 예술 2026.04.01

명화 감상 - 존 싱어 사전트의 여인들

오늘은 존 싱어 사전트(1856~1925)를 감상합니다. 존 싱어 사전트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그림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정말 많은 여성의 초상화를 그렸고요. 그가 그린 여성들을 만나보시죠. 첫 번째 작품은 존 싱어 사전트가 1884년에 완성한 입니다. 기품 있고 우아한 콧날과 목선을 자랑하는 여인의 초상은 출품 당시 엄청난 스캔들에 휘말렸다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작품 속에는 드레스의 어깨 끈이 어깨에 잘(?) 걸려 있지만 원래는 한쪽 어깨 끈이 흘러내린 상태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나치게 관능적이라는 비난이 쇄도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여성의 피부 표현 역시 시체처럼 창백하다고 비난을 받았고 말이지요. 사전트는 부랴부랴 어깨끈을 덧칠하여 그림을 수정했고, 심지어 영국으로 도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

문화 예술 2026.03.29

전원경의 <예술, 역사를 만들다> 독서 일기 - 빅토리아 시대의 모순을 바라보며

전원경의 를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대해 읽었습니다. 산업과 기술이 태동하던 시대이고 가정과 도덕성을 중시하던 시대이지만, 모순적으로 애첩을 두고 남몰래 아편을 피우던 시대였다고 하죠. 이러한 시대의 모순을 특히 잘 드러낸 작품이 윌리엄 홀먼 헌트의 이라고 합니다. 남녀가 밀회를 즐기던 중 별안간 여성이 신록의 아름다움을 보고 양심이 깨어나는 경험을 했다는 설정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시죠. 게다가 남성은 여성의 '깨달음'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은 표정입니다. 연주하던 피아노 곡이나 마저 연주하자고 채근하는 것 같습니다. 신화와 고전을 도덕성과 결부시켜 그림을 그렸다는 라파엘 전파인데, 정작 그림에는 은근한 관능미가 흐르는 모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동..

도서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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