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 21

레프 톨스토이 <주인과 일꾼> 독서 일기 #2 - 독서의 즐거움

1.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 수업 중 를 함께 읽고 있다. 주인공이 사막을 걷다가 죽어가는 사람의 무리를 발견하는 부분의 묘사를 읽는데, 분명 시작할 때에는 삼삼오오 떠들더니, 어느새 조용히 입을 다문 채 이야기에 경청하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조용히 해.'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 전개가 궁금해진 아이들이 알아서 '조용히' 듣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조용해지던 아이들의 모습은, 을 읽는 나의 모습과도 비슷했다. 도대체 니키타의 말을 들어 먹을 생각은 않고 고집을 피우며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길을 다시 나서 계속 길을 잃게 되고, 심지어 혼자 살아남겠다고 얼어 죽기 직전의 일꾼은 내팽개치고 혼자 말을 타고 가버리는 주인의 모습에 분개하는 동안 어느새 나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와..

도서 2024.11.27

학생들의 고차원적 사고력 수업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생각들

고차원적 사고력 수업에 대한 향수 작년 가르쳤던 학생들이 현재 영어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께, 작년처럼 어려운 문제도 내주시고 자유 글짓기 같은 것도 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을 드렸다고 한다. 등급이 안 나올까봐 걱정이 된다기 보다, 수준 높은 내용을 학습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던 것이 첫 번째 이유인 것 같고, 논술형 문항 등 작년 평가문항이 실제 영어의사소통능력 향상과 좀 더 관련이 있는 방식이라고 여긴 것이 두 번째 이유인 것 같다. 아니면, 이상하게 꼬이거나, 아니면 가장 구석까지 잘 암기해야만 잘 풀 수 있는 문항으로 변별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이며 사실 확인이 전혀 안 된 내용이다. (한편 아이들이 수업과 평가에 대한 높은 주도..

교육 2024.11.26

톨스토이 <주인과 일꾼> 독서 일기 - 누가 니키타를 주정뱅이로 만들었을까?

톨스토이의 단편 은 뒤에 수록되어 있는 짧은 이야기입니다. 의 '일꾼' 니키타는 50세의 농부입니다. 근면성실하고, 일 솜씨가 좋고, 힘도 있고, 친절하며, 유쾌한 성격을 지녔고, 정직하며, 동물과 교감도 잘해서 말을 포함한 가축을 잘 부립니다. 술만 취하지 않으면요. (1년에 두어 번이라고 본인은 우기고 싶겠지만 실은) 제법 자주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는데, 안타깝게도 술버릇이 아주 고약합니다. 아내의 옷상자를 부수고, 값나가는 옷이며 속옷을 산산조각 낸다고 하네요. 술이 깨면 아내에게 품삯을 모두 갖다 바치고, 푸대접을 받으며, 집에 들어와 살라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가장입니다. 집에서만 새는 바가지가 아니었던지, 술만 마셨다 하면 소란을 피우거나 시비를 걸며 불화의 씨앗이 되는 바람에..

도서 2024.11.25

시편 22편

(시편 22편 / 개역개정)1.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2.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하지 아니하오나 응답하지 아니하시나이다3.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4. 우리 조상들이 주께 의뢰하고 의뢰하였으므로 그들을 건지셨나이다5. 그들이 주께 부르짖어 구원을 얻고 주께 의뢰하여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였나이다6.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비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7. 나를 보는 자는 다 나를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8. 그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9. 오직 주께서 나를 모태에서 나오게..

일상 2024.11.24

‘불안의 원인과 해결방안’ 에세이를 채점하며

‘불안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쓰는 것이 2학기 쓰기 수행평가였다. 채점을 시작했는데, 두 가지 면에서 놀랐다. 첫째로는, 아이들이 1학기에 비해 정말 많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미리 작성한 한글 개요와 어휘 목록만을 참고하여 한 편의 에세이를 (사실은 거의 외우다시피) 해야 하는데, 점수를 깎을 만한 구석이 잘 안 보이는 아이들이 제법 보인다.(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변별이 어려울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물론 학생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을 확인할 기회는 몇 차례 있었다. 영어 발음도 잘 못하는 학생이 약간의 발음 실수가 있긴 하지만 문장을 잘 읽어내고 주어 동사를 찾아 의미를 정확도 높게 해석하는 사례를 수업시간마다 확인하는 중이고(오늘도 점심식사를 하..

교육 2024.11.23

오랜만에 수업 이야기

#1. 수박씨는 Sue Park씨 뜬금없는 '수박씨'는, 현재 학생들과 함께 읽고 있는 의 저자인 Linda Sue Park의 이름 중 middle name과 성을 우리나라 발음으로 읽고 호칭 '씨'를 붙인 것이었다. 아이들은 어쩜 이렇게 기발한지 모르겠다. #2. 읽기를 통한 공감능력 향상 글만 읽고도 학생들은 주인공 Salva에 대한 걱정을 한가득 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타인이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슬플까를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있는 것이다. #3. 빈칸을 상상하며 두뇌 활성화 단어를 검색해 본 후에는 모둠원과 돌아가며 한 문장씩 읽고 해석한다. 지문의 중간중간 제시된 빈칸에 어울리는 단어를 추측하면서 읽느라 학생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적극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교육 2024.11.22

악한 군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신뢰

지속적인 멸시와 비웃음으로 인해 공황장애 증상을 겪고 있는 준형(가명)이가 조퇴를 하기 위해 가방을 싸는데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들이 말한다. "준형이 옷은 어디서 사는지 궁금하다." "준형이는 어디에 살까." (여기까지는 웅성웅성거리는 소리로만 들렸고, 아래와 같이 말한 학생을 따로 불러 이야기했을 때 알게 된 내용이다.) "준형이 집에 살겠지." 내 귀를 의심했다. 바로 옆에 있는 아이에 대해 아이들이 대놓고 쑥덕거리고 있었다. 마치 아이가 투명인간인 것처럼, 벽인 것처럼. 아이가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더욱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거면 자퇴를 하던가..." 아이는 무시당해 마땅할 뿐만 아니라 학급의 행복을 위해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는 존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어쩌다가..

교육 2024.11.21

<죽음의 수용소에서> 독서 일기 - 역설 의도

를 거의 다 읽었다. 책에는 빅터 프랭클이 주창한 심리치료 학파인 로고테라피와 관련하여 역설 의도(paradoxical intention)라는 개념이 소개된다. 의지와 상관없이 하게 되는 어떤 행위를 오히려 '하려고' 노력할 때, 극도로 고통스럽게 하는 어떤 문제에 대해 농담을 하게 될 때, 역설적이게도 어떤 행위를 그치게 되고, 속박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면증 환자의 경우 자려고 노력하는 대신 '잠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는 경우 '말을 최대한 더듬으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 보라고 빅터 프랭클은 권면한다. 적용 1. 자녀의 행동 교정 비슷한 맥락이라기엔 목적과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긴 하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늦은 밤이 되었으니 씻고 자라고 아..

교육 2024.11.20

시련을 대함

1. 의미 전환 배우자를 잃은 괴로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환자에게 빅터 프랭클은 배우자보다 자신이 먼저 죽었을 경우 배우자가 겪었을 괴로움을 떠올려 보도록 하며, 배우자를 위해 애도하는 시련을 겪는 중이라고 말해준다. 환자의 현재 시련의 의미를 상기시킴으로써 시련을 대하는 환자의 시각의 전환을 이끌어낸다. 물살을 틀어 물줄기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상황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달라진다면, 상황이 주는 무게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늘 아침에 나도 그랬던 것 같다. 하나님이 나의 지경을 넓히시는 중이라고 생각했고, 또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내고 있는 신앙인으로서 딸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감사할 수 있었다. 나의 메시지를 읽은 아버지가 우셨을 것임..

도서 2024.11.19

오늘의 찬양: 주님의 시선

주님의 시선 - 예람워십 흐르는 시간이 한숨만 남기고 반복된 실패 속 지쳐갈 때 내 맘의 소망이 눈물 조각될 때 내 곁에 다가와 부르시네 주님의 시선 나를 비추시고 상처 난 내 맘 만지시네 말씀하시고 회복케 하시네 주의 사랑이 다시 살게 하시네 흐르는 시간이 한숨만 남기고 반복된 실패 속 지쳐갈 때 내 맘의 소망이 눈물 조각될 때 내 곁에 다가와 부르시네 주님의 시선 나를 비추시고 상처 난 내 맘 만지시네 말씀하시고 회복케 하시네 주의 사랑이 다시 살게 하시네 주님의 시선 나를 비추시고 상처 난 내 맘 만지시네 말씀하시고 회복케 하시네 주의 사랑이 다시 살게 하시네 주를 봅니다 지금 이곳에서 https://youtu.be/mcC-Dp1x-o4?si=8O-YlPM8UexPTI-S

일상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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