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85

김민철 <크리에이티브 어프로치> 독서일기 - 교사도 카피라이터처럼

김민철의 을 읽고 교사들이 이런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교사는 학생에게 교육 콘텐츠를 팔아야(혹은 배워보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 존재이니까요. 선생님이 싫으면 도통 그 선생님에게서는 배우고 싶지 않아지니까요.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내용을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결점을 자랑하라 광고 기법 중 '결점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합니다. 흠결인 것을 알지만 이것을 숨기기 위해 급급한 것이 아닌, 오히려 당당하게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외면당하기 쉬울 법한데, 오히려 이러한 진솔함이 소비자의 호감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한 때 MZ 세대들 사이에서 "에이수스 노트북 스벅 출입 가능?"이라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눈길을 끌었다..

도서 2025.06.20

<파우스트> 독서일기 - 파우스트 A to Z

를 재독 하는 중입니다. 책을 읽으며 파우스트에 대해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을 메모해 둔 내용을 글로 남기고자 합니다. 오늘은 파우스트의 지적 겸손, 진실함에의 추구, 그리고 고뇌하는 모습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1. 파우스트는 지적 겸손을 지녔다? 아, 나도 이제 철학, 법학, 의학, 게다가 신학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철저히 연구했다. 그 결과가 이 가엾은 바보 꼴이구나. … 그리하여 안 것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뿐이다. (23) 파우스트는 지적 열망을 지닌 사람입니다. 철학, 법학, 의학에서 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섭렵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열정적인 배움의 여정을 통해 그가 깨닫게 된 것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 뿐입니다. 파우스트의 태도에서 우리는 지적 겸..

도서 2025.06.18

<파우스트> 독서일기 - 시인에 빙의한 괴테

완독을 40페이지 정도 남겨 둔 상태에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 이유는, 시대를 초월하여 칭송받는 대작을 충분히 음미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표시해 두었던 부분을 몇 구절 필사하기 시작하다가, 그것도 충분치 않게 느껴져서 1부 첫 페이지로 돌아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책의 100쪽가량을 간신히 읽고 다른 책을 펼쳐 들기를 반복하던 저이기에, 447면에서 9면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겠습니다. 하지만 그간 제법 독서 훈련이 되었는지 이렇게 돌아와도 분명히, 그것도 더 기쁜 마음으로 완독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독서에 대한 효능감이 제법 생긴 상태인 듯하여 기쁜 마음에 사설이 길었습니다. 저는 또 한..

도서 2025.06.07

<인간관계론> 독서일기 #1 - 비난하지 말래요

자기 계발 분야의 대가인 데일 카네기(1888~1955)의 을 읽고 있습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의 산업화 시기 및 미국의 자본주의 영향으로 인함인지 데일 카네기는 '인간 경영', '사람을 다루기' 등의 용어를 사용합니다. 1부의 제목부터 '사람을 다루는 기본 원칙'이라니까요. 인간을 도구적 존재 혹은 수단적 가치로 여기는 것만 같아 저는 제법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대적 맥락이 있으므로 카네기의 '무자비함'에 대한 토로를 지속하기는 어려워 보였고요, 저는 이내 책에 담긴 카네기의 통찰력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1부의 1장은 타인의 결점을 들추어 비난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비난을 받은 사람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므로, 타인을 질책하거나 (심지어) 조롱하는 방법으로는 결코 자신에게 결코 ..

도서 2025.05.21

<파우스트>를 필사하며 인생을 곱씹다

괴테의 에는 인생에 대한 고뇌가 가득 담겨 있네요. 오늘은 필사를 통해 괴테의 고민의 흔적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 방황하는 법이니라.(21) - 창조주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용감하게 이 세상에 뛰어들어 모든 지상의 괴로움과 지상의 행복을 달게 받으며, 폭풍우와 싸우면서 난파선의 삐걱대는 소리에도 굽히지 않는 용기를 느낀다. (22) - 파우스트의 독백 하지만 결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어. 정말로 자네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면 (30) - 파우스트가 조수 바그너에게 그야 더러는 다소의 진실을 알고, 어리석게도 그 넘치는 마음을 은밀하게 간직하지 못하고 느끼는 바, 보는 바를 어리석은 백성에게 밝히 사람들은 예로부터 십자가에 못박히거나 화형을 당하곤 했지..

도서 2025.05.01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독서 일기 - 고통이 지속되면 저는 글을 씁니다

일전에 학생이 지속적으로 내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학생에게 화가 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학생에게 가서 사과를 했습니다. 지도를 해야 하는데 화를 낸 것에 대해서요.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어제는 어느 분께 저의 의견을 말씀드렸다가 사과드릴 일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상하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은 고통이나 불편 하나하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벼운'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괴테가 강조한 것처럼 고통과 쾌락은 서로 순서를 바꾸며 우리를 찾아옵니다. 가볍지 않은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작은 고통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 김종원 220면 그리고 이러한 저의 모습은 김종원 님이 같은 책에서 제시한, '나날이 수준을 높여가는' 사람들..

도서 2025.04.24

마키아스 뇔케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독서 일기 #2 - 정체의 폭로와 그리스도를 바라봄

마키아스 뇔케의 는 지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동시에 (세속적인 성공이 아닌) 진정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내면 깊숙이 감추어 들키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담긴 곳에 손전등과 현미경을 가차 없이 들이대는 책입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가 자신이 추구하는 높은 지위를 획득하게 된 이후 태도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두고 '그 사람 변했어.'라고 하지요. 하지만 스위스의 극작가인 막스 프리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성공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은 그 사람의 정체를 폭로한다.하루 아침에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성공하기 이전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누..

도서 2025.04.15

마티아스 뇔케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독서일기 - 진정으로 똘똘한 삶

마티아스 뇔케는 그의 책 에서 현대인의 허망하고 불안한 모습을 다음과 같이 그립니다. 어떻게든 남들보다 뛰어나게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포장하고 과장하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은 필시 끊임없이 스스로를 소진시키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멋지고 탁월하게 보여야 하는데 실상은 그닥 대단하지 않은 모습이니 실체를 감추기 위해 부풀리고, 떠벌리며 나 이만큼 중요한 사람이야, 라고 과시합니다. 하지만 지혜자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을 '어리석음'이라고 부른다고 하지요. 거짓과 속임수는 언젠가 들통이 나게 마련인데, 결국 들통이 나버릴 때까지 들통이 날까봐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 자신의 진면모를 감추고(혹은 굳이 떠벌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뇔케에 따르면 '더욱 정..

도서 2025.04.1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독서일기 - 이상형과 탄식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봐도 우울한 소식뿐입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4월이 가까운 날씨에 눈이 내리고, 미얀마에서는 강진이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폭탄으로 국제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삼천리 화려강산과 많은 목숨을 집어삼켰고,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졌고, 싱크홀이 생겨 사람이 매장되었으며, 편의점에서 젤리를 훔친 아이에 대해 지적하자 "아이를 도둑 취급한다고" 난동을 부린 아버지와 초등생을 살해한 교사와 미성년과 교제 사실을 부인한 연예인이 뉴스 화면을 메웁니다. 모든 질서와 균형이 철저하게 파괴된 듯 보이고, 가치가 실종된 시대에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 소망을 두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우리 앞의 현실이 암담하기만 합니다..

도서 2025.03.30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독서 일기 #3 -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문화의 힘

다음의 오랜 농담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것입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1. 냉장고 문을 연다.2. 코끼리를 집어넣는다.3. 문을 닫는다. 러셀 로버츠의 을 읽다가 위의 농담과 같이 다소 허무한 웃음이 나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인간의 수많은 결점을 고치는 방법은, '나쁜 행동을 저지하고 착한 행동을 장려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부인할 수 없지만 동시에 허탈해지는 해법입니다. 이론적[혹은 문자적]으로는 매우 타당한 말처럼 보이지만 실현이 대단히 난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러셀 로버츠는 규제와 법률을 통해 '나쁜 행동을 저지'하는 것보다는,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문화'를 통해 착한 행동을 장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논증합니다. 규제했으나 실효성 없는 정책의 ..

도서 2025.03.18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