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25

허무주의에서 감사로 - 나의 마지막도 프리다 칼로처럼

이번 논술형 문항은, 두 지문의 화자 중 자신과 더 닮아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밝힌 후 자신의 성장을 위한 실천 방안을 제안하는 문제를 출제하였습니다. 첫 번째 화자는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인물이었고, 두 번째 화자는 아무도 자신을 평범하다고 여기지 않지만 자신만은 스스로가 타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과 조금 더 비슷한 인물을 선택한 후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가 자신에게 엄마가 장애인이라고 놀려서 속상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은 학생도 있고, 외모에 대한 놀림을 받을 때마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울었다는 이야기, 타인의 눈에 띌까 봐 늘 두렵다는 이야기, 똑똑하지도 않고 노래도 못하고 운동..

일상 2025.04.30

자세히 보지 않고 자세히 보기

이런저런 저급한 표현으로 당신의 결점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은알고 보면, 당신이 받는 고통의몇 배가 큰 고통을 자신에게 주며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차라리 다정한 표현으로 당신의 장점을 알려주는 게그들에게 더 좋은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사려 깊고진실한 마음으로더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부디 최상의 것을 놓치고지나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에 수록된 괴테의 시입니다. 타인을 비난하는 말이 결국은 스스로의 괴롭게 할 뿐이므로 더 좋은 것을 선택하라는 말이 더없이 큰 위로가 됩니다. 저는 오늘 제법 침울한 상태였거든요. 무신경하고 친절하지 않으며, 절제되지 않은 말들이 공기를 통해 저의 귀에 닿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윤동주 시인은 아니지만서도, 잎새에 부는 바람..

일상 2025.04.22

헌법재판소의 메타인지 가동을 요구합니다.

메타인지근대 철학의 발전을 이끈 르네 데카르트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를 '의식'에서 찾았습니다. 이성적 사고, 내적 자각, 자유의지와 함께 주어진 특성인 '의식'은 인간에게만 허락된 선물로서, 동물에게는 인간과 같이 '사유할 수 있는' 특권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의식, 혹은 마음에 대한 논의는 20세기 초반 행동주의 및 정신분석학이 대두되면서 지위를 잃었고, 20세기 중반에 떠오른 인지과학으로 인해 의식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인지적 마음은 자극과 반응을 처리하며 학습한 내용을 처리하고, 행동을 제어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무의식과 비교하기 위해 이렇게 자동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처리되는 과정을 '비의식(..

일상 2025.03.30

지휘자를 통해 교사가 대통령을 보다

지휘자의 역량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는 구스타보 두다멜이라고 합니다. 엄격한 스승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의 아래에서 지휘를 공부하면서, 두다멜은 악보의 가장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연구하는 훈련을 받았다고 하네요. 따라서 작곡가의 의도를 아주 충실하게 구현해내는 지휘자라고 합니다. 게다가 그의 엄청난 연구와 남미 특유의 열정이 더해져서, 그가 지휘하는 음악은 오케스트라 단원뿐만 아니라 관객까지 음악 속으로 들어와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YvEvP2cmdk 위 영상은 12년 전 그가 지휘한 '맘보' 영상입니다. 과연 두다멜은 관객이 음악을 '감상'하는 데서 머물지 않고 음악의 '일부'가 되어 음악을 '경험'하도록 이..

일상 2025.03.22

열심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오늘은 그림 한 편으로 글을 시작해 볼까요? 바실리 칸딘스키로 하여금 30여 분 간 발을 뗄 수 없게 만들었으며, 심지어 법학자의 길을 버리고 화가의 길을 걷게 만들었다는 클로드 모네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렇게 '종이 울리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건이나 사람으로 인해 인생의 대전환점을 맞이하는 것이지요. 모네의 어떤 점이 칸딘스키를 감동시킨 것일까요? 한편 풍자적인 캐리커처를 그려 돈을 모으는 등 사춘기의 반항기가 가득하던 모네가 (처음에는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결국 제자가 되어 가르침과 영향을 깊이 받았다고 하는 외젠 부댕의 작품입니다. 모네는 건초더미 연작 외에도 루앙대성당, 연못, 수련 등 연작 시리즈로 유명한데, 수련 연작은 무려 250..

일상 2025.02.20

죽어야 공감의 대상이 되는 사회, 그리고 잔인한 미디어

누군가가 미운 털이 박힙니다. 비난과 공격을 시작합니다. 그 사람의 노력도 잘하려고 애쓰는 면도 무조건 비난하고 조롱합니다. 그 사람을 지지해주는 사람도 함께 마녀사냥 합니다. 그 사람이 죽어야 우리들은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우리 공감와 애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입니다. 김새론 씨와, 또 누군가를 향했던 우리들의 모습입니다.사람은 굉장히 잔인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의 잔인함 SNS를 포함한 각종 미디어는 이러한 인간의 잔인함을 증폭시킵니다. 노리나 허츠를 포함한 수많은 학자들이 밝힌 바와 같이 SNS는 '인간 본성에 내재된 최악의 요소들을 전염시키는' 공간이 되었으며, 현대인의 고립감과 우울감을 심화시킴으로써 현대 사회의 전반적인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

일상 2025.02.17

공동체 문화의 중요성 - 사람 요인을 챙기는 조직이 성공한다

오픈플랜식 사무실은 사람들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섞이고 어우러져서 화기애애하고 협력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해줄 진보적이고 거의 유토피아적인 디자인 콘셉트로 각광받았다. (중략) 하지만 자기만의 작업공간도 자녀나 파트너의 사진을 붙여둘 자리도 없고, 우정이 싹틀 정도로 누군가와 긴 기간 나란히 앉을 수 없으며, 원하는 책상에 앉기 위한 다툼을 매일 벌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중략) 영국의 주요 기업에서 일하는 칼라는 예정에 없던 사업에 참여한 뒤로 직장을 한 달간 쉬었는데도 핫데스킹 환경에서 일하는 칼라의 동료들은 그녀가 없다는 사실을 대부분 몇 주가 지나서야 눈치챘다. (중략) 오픈플랜식 사무실은 각 직원이 차지하는 면적이 적기 때문에 전통적인 사무실에 비해 비용이 1인당 무려 50%나 절감된다. - ..

일상 2025.02.15

용서가 제일 어려워

매일 성경을 펴들고 큐티를 하다가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이웃'이 아니라 '죄'며, '형제자매'가 아니라 내 안의 '미움'입니다.'라는 구절에서 잠시 마음이 머뭇거렸습니다. 제가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지점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죄악의 문제나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아서 그렇겠지요. 특히 명백히 잘못을 저지른 '타인'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이어가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용서하지 못하고 미움으로 인해 가장 힘든 상태인 것은 '나'임을 알면서도, 피해의식을 떨쳐버리기가 참으로 힘겹습니다. 오늘은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용서는 힘들다 1.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

일상 2025.01.29

주 사랑이 나를 숨쉬게 해

주 사랑이 나를 숨쉬게 해주 사랑이 나를 숨쉬게 해세상 그 어떤 어려움 속에도주 은혜로 나를 돌보시며세상 끝날까지 지켜주시네주 사랑이 나를 이끄시네내가 갈 수 없는 그 곳으로주의 사랑 나를 붙드시며세상 끝날까지 인도하시네주님만이 내 아픔 아시며주님만이 내 맘 어루만지네어느 누구도 나를 향하신주님의 사랑을 끊을 수 없네주님만이 내 능력이시며주님만이 나의 구원이시네어느 누구도 나를 향하신주님의 사랑을 끊을 수 없네https://youtu.be/kVs65EbxuU4?si=Mg9AvMb062vFbryb

일상 2025.01.26

법을 잘 모르는 국민이 정진석 비서실장님께 드리는 호소문

윤석열 대통령의 자기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정진석 비서실장님의 호소문 소식을 접하고는, 제가 법률 용어의 의미를 잘 몰라서 손가락으로 검색을 좀 해보았습니다. https://v.daum.net/v/20250114063204798 [속보] 정진석 대국민 호소문…"尹, 자기방어권 발휘하도록 보장해야"(끝) ▶제보는 카톡 okjebov.daum.net정진석 비서실장님, 제가 인터넷 어학 사전을 찾아보니, 자기방어권은 법을 지키지 않을 권한, 혹은 불법을 자행하고도 법의 집행을 거부할 권리를 의미하지 않더군요. 방어권이란 ‘민사 소송의 진행 중에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기 위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합니다.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제가 판단하기에도 본 사안은 개인 간의 권리나 법률 분쟁에 해당..

일상 2025.01.14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