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유안진의 시 <사람> 감상

글을써보려는사람 2025. 12. 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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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를 한 수 읊어 봅니다.
 
 
 
                  사 람
                                  - 유안진
 
'다 지으시고 마지막 날 제6일에
사람을 지으시다'
 
그러므로 말째야
대자연의 6분의 1에 지나지 않으며
맨 끄트머리 말석이 네 자리야
 
물과 흙과 돌멩이…… 하루살이까지도
앞서 태어나신 형님들이시고
 
가장 마지막 끝날 끝순간에
말째로 지으신 바 사람아
가장 잔인하고 흉물스런 짐승아
 
 
 
시인님은 창조주께서 창조하신 사람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세상 만물에 이어 마지막으로 사람을 지으셨으므로 '말석이 네 자리'라고, 좀 겸손하게 살자고 촉구하는 것만 같지요. 특히 마지막 연에서는 인간의 폭력성과 잔인함에 대한 시인님의 실망과 좌절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존귀하게 지어진 사람의 존재의 이유에 대한 시인님의 간절한 소망이 또한 베어 있는 듯하고요.
 
 
 
시를 읽으면서 저는 어제 지하철 승강장에서 만난 청소년 무리가 떠오릅니다. 대여섯 명의 청소년이 가장 약체로 보이는 한 명을 잡으러 쫓아가서 넘어뜨리기도 하고 때리거나 발로 밟는 시늉을 하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내내 웃고 있었고요. 하지만 장난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그만하라며 친구가 도망을 다녀도 나머지는 막무가내이더군요. 완전히 뒤로 넘어져서 다리를 부여잡고 아파하는 친구에게 심지어 성적 학대를 하는 듯한 시늉까지 하는데, 저는 너무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래서 보다못해 청소년 무리에게 다가갔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 지나치게 폭력적이니 그만두라고 말을 했지요. 그랬더니 다 같이 '예 예 죄송합니다,'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돌아서자마자 '너네 엄마 친구냐?'하면서 비아냥거리는 말을 하더군요.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집에 가서는 쓰디쓴 눈물을 흘릴 것만 같은 그 친구의 표정이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pixabay

 
 
가장 잔인하고 흉물스런 짐승아, 하고 시인님의 말을 읊조려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위해, 특히 이 땅의 청소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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