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의 밤이 힘겨울 것이다. 왜 안 그렇겠는가. 피곤하기도 하고, 낯설기만 한 곳인데.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 없다는 아이의 투정에, 그러게, 하고는 속으로 한 마디 덧붙인다. 너도 어릴 때 여행 가면 밤에 많이 울었단다. 그러면 엄마는 달래고, 또 달래다가 버럭, 화를 내기도 했지. 건너 방 엄마처럼. 여행은 그런 것이다. 낯설고 불편한 곳에서, 나를 하염없이 돌아보기도, 인생들을 들여다보기도 하는 것. 어쩜 사는 모습들이 하나같으면서도 다른 모양으로 들 살아가는 것인지. 뒷목이 당겨와 이른 시각부터 한 잠 자다 깨어 언제 다시 잠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