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영향력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폴 슬로빅 연구팀이 주창한 '감정 어림짐작' 개념을 인용합니다.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감정적인 요소가 판단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요, 대개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이 감정에 휘둘리기 보다는 여러 요인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고 믿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이 연구결과는 우리의 판단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다소 떨어뜨릴 수도 있겠습니다. (겸손을 잃지 않게 만든다,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나을까요?)
그래서 무언가 예민한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논하거나, 판단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가 제법 중대한 경우에는 판단에 대한 충분한 검증 및 숙고의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감정을 배려하며 갈등 해결하기
오늘 아이가 친구들 사이의 감정의 문제가 폭력적 양상으로 번지는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을 감지하였습니다. 아이가 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라서 개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몇 번이고 글을 검토하고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시시비비를 따지는 치졸한 싸움이 되기를 원하지 않고, (다시 친밀해지기 보다는) 서로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관계가 되자고 약속하는 상호 합의의 과정이 도출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첫째, 아이가 겪은 피해 상황을 진술함에 있어서 아이의 말이 아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와전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피해 사실을 최대한 객관적이면서도 명확하게 기술하였습니다.
둘쨰, 우리 아이의 실수에 대해 가정에서 지도한 바를 언급하였습니다. (상대 아이의 가정에서도 적절한 지도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에서요.)
셋째, 상대 아이의 강점과 발전가능성을 언급하며 '싸우자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주지시키며 감정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넷째, 그러면서도 더이상의 금전적 요구나 신체 접촉이 없기를 바라는 저의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감정을 지키기 위한 기타 노력
그러고 보니 학교에서도 누군가를 또다시 비웃고 있는 아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일화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들려줄지, 그리고 상처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학생이 정서적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어떻게 상담을 진행할지 머리 속으로 아주 오랜 시간 고민하기도 했네요.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감정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하니까요.
글의 도입 부분이 다소 어거지인 데다가 글의 완결성이 매우 떨어지네요. 다듬기가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쩌면 개요 작성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고요!
어쨌거나 기록을 남겼음에, 감사한 밤입니다.
평안한 밤과 새 날 맞이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