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엄마 여행 다녀오지 말라고 하루 종일 울고 또 우는 아이를 달랜다. 네 마음이 괜찮아지지 않으면 엄만 안 갈게, 말하며, 나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사실 나도 가기 싫은 것일까, 아니면 잠시 혼자이기를 포기한 것일까. 아이를 위하는 마음일까, 그간 직장 핑계로 작은 어깨에 짊어지우던 책임들에 대한 미안함일까. 엄마가 되고부터는, 엄마가 아니었던 시절을 잊은 것 같다. 이토록 나를 찾는 이가 있음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한 켠 작은 한숨을 감추어 본다. 다 큰 줄 알았더니, 순 애기다. 아가, 울지 마. 엄마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