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꽃님 3

<죽이고 싶은 아이 2> 독서 일기 #2 - 밥과 친구와 선물

#1. 밥주연은 이끌리듯 죽은 친구, 서은의 집에 간다. 그리고 왜 왔느냐며 돌려 보내려는 서은 엄마에게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다른 곳에서는 배가 고파 죽을 것만 같아도 먹을 수 없던 밥이, 왜 서은의 집에서 생각났을까. 밥을 먹는 행위는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고 생명을 갈구하는 행위이다. 밥과 생명의 놀라운 연관성은 요리 동아리에서도 확인해왔다. 요리 동아리에서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를 해서 나눠먹고, 뒷정리를 위해 협동하는 모든 과정에 제법 성실하게 임해온 몇몇 아이들이, 알고 보니 일반 교과 시간은 물론이고 학급 활동 등 학교 생활 전반에서 지극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담임 선생님과 다른 교과 선생님들을 통해 알고 얼마 전에도 적잖이 놀랐다. 요리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먹는 일은 곧..

도서 2024.11.09

<죽이고 싶은 아이 2>는 청소년 소설이 아닌 청소년 소설이다

#1. 작가의 작중 인물에 대한, 작가에 대한 나의 책임감 책 속의 인물에 대한 책임을 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어느 중학생의 질문을 계기로 이꽃님 작가는 집필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책임감이라는 말은 늘 어렵다. 맡은 역할과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타인과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 등, 비스듬해진 몸과 마음의 자세를 고치게 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에 대한 서평도 못다 완성한 상태에서, 게다가 두 번째 작품을 다 읽지도 못한 상태에서 독서일기를 시작하고 있다. 책임감 없는 자세이다. #2. 너무도 무거운 작가의 명령 이꽃님 작가가 작중 인물에 책임을 지는 방식은, 고통을 경감시키거나 피하도록 놔두지 않는 아주 묵직하고 가혹한 방식이다. 친구를 살인했다..

도서 2024.11.08

<죽이고 싶은 아이>와 형제애 (작성중)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뒤에서 내 욕을 하지 않을 친구라 좋았고, (중략) 내가 잘못해도 실망스러운 눈으로 날 바라보지 않아서 좋았어. - 이꽃님 p.103 아이들이 읽어보라고 권하는 책들은 대개 흐응 하며 못들은 척을 한다. 수준 높은 독서가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행세하며 이렇게 떠벌리는 모습이 부끄러운 줄 알면서도, (꼭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닐지라도) 뭔가 생각의 깊이가 덜하거나 절제되고 정제된 언어로 작성된 책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더는 못 읽겠는 것이다. 는 아이들이 열광하면서 몇 번을 재독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궁금증이 생겼으면서도, 자극적인 책 제목에 대한 거부감이 들어서 책 표지를 넘기기까지 아주 많은 날이 소요되었다. 막상 펴니, 내용도, 구성도, 문체도 참 좋아서, 졸음을 ..

도서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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