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단편소설 은 성실하고 어려우며 슬픈 삶을 살다가 별안간 눈사람이 되어버린 '그녀'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들에게는 특히나 너무도 아픈 책이라는 추천을, 엄마인 지인에게 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작품에는 손에 대한 묘사가 많이 등장합니다. 해설 같기도 하고, 비슷한 의미를 다른 말로 다시 표현하는 paraphrasing 같기도 하여 '다시 쓰다'라는 제목을 붙여 보았습니다. 직접 인용한 표현은 작은따옴표로 표시하였습니다. 바스러진 손가락 끝그녀가 자신이 눈사람이 되었음을 처음 알게 되는 것은, 무딘 감촉의 원인을 확인하고자 장갑을 벗었을 때입니다. 손가락을 문지르자 고운 눈가루가 떨어져 내리고, 조금 힘을 주어 만지자 손가락 끝이 부스러져버립니다. 그녀의 존재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