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지난 겨울 작은 공사를 마친 보도블럭에서 이상한 무늬를 발견했다. 흰 페인트가 원래 무슨 무늬를 구성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공사를 마친 후 보도블럭을 재배열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20미터쯤 더 거슬러 올라가자, 예상했던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전거길임을 나타내는 표식이었고, 손잡이와 안장에 해당하는 부분까지는 모양을 애써 맞추다가,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거나, 모양대로 배열해보려고 노력하다가 도저히 모양을 맞추기가 어려워 포기했거나, 아니면, 끝까지 해보려고 했는데 동료들이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식사하러 가자고 팔을 잡아 끌었을 수도 있다. 뭐,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작업한 분을 비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런데, 이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