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강의 및 강연도 듣고, 이런저런 책도 읽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기쁘고 감사한 일은 강의 네 편을 수강하였다는 것과, <교양인을 위한 분석미학의 이해> 책을 완독 하였다는 점입니다. 음악이라는 매체의 (불)투명성에 대한 설명과 기독교도의 기독교 예술 감상의 태도에 대한 오해 등 책에서 발견한 옥에 티를 찾아내는 글을 쓸까, 하다가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책의 훌륭한 점을 인식하고, 미적 태도에 부합하는 자세를 지니고 글을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깊이 동의하였던 내용은, 아름다움은 대상 자체에 있지 않고 그 대상을 관찰하는 이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혹은 어떤 대상을 아름답다고 판단한다면, 그 대상이 '아름다움'의 어떤 속성을 지니고 있다기 보다는, 관찰자인 제가 대상에 대한 심미안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선풍기를 보고 아무런 생각이 없거나 단순히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지닐 수도 있지만, 어떤 때에는 선풍기가 돌아가는 모습에서 널리 사람을 시원하게 하며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연상할 수도 있을 테지요. 그러면서 선풍기를 고안한 이의 지혜에 탄복하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겠고요. 이렇게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미적 태도를 지닌다면 세상은 참 아름다운 곳이 될 것만 같습니다. 모두가 모두를 존중하고 귀히 여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와 관련하여 미적 경험에 대한 책의 내용을 발췌하고자 합니다.
"미적 경험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기에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할 수 있다.
1) 미적 경험은 긴장을 완화시키고 파괴적인 충동을 잠재운다.
2) 미적 경험은 작은 갈등을 자아 안에서 해결하고, 분열된 자아의 통합 내지 조화를 이루는 것을 돕는다.
3) 미적 경험은 지각과 식별력을 세련되게 한다.
4) 미적 경험은 상상력을 발전시켜 타인의 위치에 자신을 놓을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한다.
5) 미적 경험은, 의학적으로 말한다면,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나, 아마도 치료적이라기보다는 예방적인 성격이 강하다.
6) 미적 경험은 상호적인 공감과 이해심을 함양한다.
7) 미적 경험은 인생에 대한 이상을 제시한다.
- 오종환, <교양인을 위한 분석 미학의 이해> 273면에서 발췌
각각
1)번과 5)번은 건전한 정서 함양을,
2)번은 전인 교육의 가능성을,
3)번은 인지 능력의 계발을,
4)번과 6)번은 상상력 및 공감 능력 향상을,
7)번은 미적 태도의 함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서,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을 위해 미적 경험은 정말 중요한 것 같네요. 저는 교육자로서 '학습의 경험을 미적 경험으로' 승화시킬 방안에 대한 고민을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전문 분야는 무엇인가요? 그것을 '미적 경험'으로 만들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는지요?
물 댄 동산 같은 삶을 살기로 다짐합니다.
중간에 읽기를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읽어서 마치 마라톤을 완주해 낸 것 같은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나저나 일을 통해 돈도 벌지만 일 자체가 재미있기도 해서 과로하게 되므로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 교수가 되는 것을 추천하시는(아무도 공부를 즐겨하지 않으므로!) 내용에 빵 터졌습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글을 가지고 찾아뵐게요.
평안한 저녁 시간 맞이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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