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Great Short Stories 수업 활용 방안을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Frank O'Connor의 The Man of the House를 다루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귀엽고 딱한 남자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머니가 기침이 심하여 학교도 빠지고 돌봐드립니다. 정말 효심이 지극한 아이이죠. 그런데 이를 어쩌나요, 어머니의 기침이 나을 기미가 안 보이고 폐렴으로 번질까 염려가 되는 것입니다. 이웃의 권유로 의사를 부르고, 소년은 처방전을 가지고 약을 받으러 갑니다. 그런데 아뿔싸, 약국에서 만난 여자아이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약을 다 마시게 하고 빈손으로 집에 오는 이야기이죠. 남자아이가 너무 바보 같다고요?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며 섣불리 주인공을 탓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그래서 첫 번째 수업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바로 글의 문체적 특성 및 서술 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는 것입니다. 필자가 어떤 대목에서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심경에 공감하도록 유도하는지 찾아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저자는 '1인칭' 시점을 택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독자는 자연스레 화자인 주인공에 대해 친밀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또한 좀 나가서 놀고 오라는 어머니의 말에도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유혹에 빠질까 봐' 멀리 나가지 않고 집 근처를 지키는 화자의 모습 등에서 화자의 갸륵한 마음에 폭 빠져들게 되거든요. 이런 식으로 서술의 특성을 발견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수업 아이디어는 그림으로 표현하기입니다. 글에는 유독 장소에 대한 묘사가 많이 나옵니다. 다음의 발췌문을 보시죠.
The road led uphill, through a thickly populated poor locality, as far as the barracks, which was perched on the very top of the hill, over the city, and then descended, between high walls, till it suddenly almost disappeared in a stony path, with red brick corporation houses to one side of it, that dropped steeply, steeply, to the valley of the little river, where a brewery stood, and the opposite hillside, a murmuring honeycomb of houses, rose to the gently rounded top, on which stood the purple sandstone tower of the cathedral and the limestone spire of Shandon church, on a level with your eye. ( 길은 인구 밀도가 높은 가난한 지역을 지나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은 막사까지 오르막길로 이어졌고, 도시를 가로질러 높은 벽 사이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돌길로 사라질 뻔했습니다. 한쪽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회사 집들이 있었고, 작은 강 계곡에는 양조장이 서 있는 곳으로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반대편 언덕에는 부드럽게 둥근 꼭대기로 올라섰고, 그 위에는 성당의 보라색 사암탑과 샨돈 교회의 석회암 첨탑이 눈과 같은 높이로 서 있었습니다.)
번역기는 편의상 두 문장으로 번역했지만 영어 원문은 한 문장입니다. 놀랍도록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확인할 수 있지요? 학생들이 모둠별로 이 부분을 그림으로 나타내보도록 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AI를 활용해 위 부분을 그림으로 나타낸 버전과 비교해보는 것이지요. 다음 그림이 바로 윗글을 AI 이미지로 생성한 결과물이랍니다.

혹은 글과 AI 생성 이미지를 비교분석해보면서 AI가 놓치거나 틀린 부분이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지요?
셋째, 글을 다시 쓰기 활동입니다. 저는 주인공이 아픈 어머니를 위해 받은 약을 처음 보는 여자아이에게 맛보라고 줘버리는 부분의 전개가 다소 느리고 덜 재미있게 여겨졌답니다. 그래서 학생들로 하여금 저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다시 써보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쓴답시고 '약을 다시 얻어서 어머니에게 드려서 어머니가 말끔하게 나았다'와 같은 상투적이고 뻔한 결말은 더 재미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창의성을 발휘하여 글을 재미있게 수정해보는 것이 활동의 주요 목표가 되어야겠습니다. 이 때 혼자 글을 쓰는 대신 모둠원과 함께 이야기를 꾸며내 보라고 하면 학생들이 신이나서 활발하게 상호작용하게 될 것 같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준비해 보았습니다. 저도 이런 수업 아이디어를 차곡차곡 쌓았다가 실제로 학생들과 수업할 생각을 하니 재미있습니다. 여러분도 흥미로우셨는지요?
그럼 다음에도 재미있는 수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아름다운 가을날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