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한의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를 읽다가 재미있는 일화를 발견하였습니다.
'코브라 역설'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하네요. 코브라에 물려 죽는 사람 수를 줄이기 위해 인도에서는 코브라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코브라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이 정책은 코브라의 개체수를 오히려 늘어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하지요. 사람들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 코브라를 사육한 후 잡아서 보상금을 받았던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대책의 무용성을 자각한 정부가 보상금 지급을 중단하자 사람들이 사육하던 코브라를 방목하여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현상을 '코브라 역설'이라고 부르고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상만을 제거하려 하면 이러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업이 지루해서 떠드는 학생들을 두고 '왜 이리 떠드니?'라고 면박을 주면 반감을 가진 학생들이 더 떠들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이런 실수를 자주 저지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는 질문을 해야 하는데, 생각을 깊이있게 하고 질문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이시한 저자는 '질문하는 뇌로 뇌구조를 바꾸기' 위한 질문들로 '뭐야?', '진짜?', '좀 더?', '왜?' 네 가지를 제안합니다. 한 가지씩 살펴보죠.
'뭐야?'
모든 것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탐구의 열정을 말합니다. 먹는 음식, 만나는 사람 등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 보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하네요.
'진짜?'
비판적 사고를 가리킵니다. 비판은 불평이나 비난과는 다른 개념이지요. 아무런 의심 없이 그냥 관성적으로 해오던 일들에 의문을 가져보는 것을 말합니다.
'좀 더?'
'이게 최선인가?'하고 자문하며 개선의 여지를 끊임없이 찾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저는 위에서 언급한 '코브라의 역설'과 가장 관련이 깊은 질문이 이 질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 정부에서 이런 태도의 중요성을 알고 노력했더라면 잡아온 코브라에 대한 보상금을 지불하기로 했을 때 보상금만 노리는 사람들의 어떤 꼼수를 예상했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적어도 보상제도 폐지 결정을 내리기로 했을 때 그냥 길바닥에 코브라를 버려버리는 사람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예측하고 폐지 결정에 앞서 어떤 조치를 취했을 수도 있겠고 말이지요.
'왜?'
현상 이면에 숨겨진 진짜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자세를 가리킵니다. 수업 시간에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은 떠드는 행위 자체를 즐긴다기 보다, 선생님께서 수업을 조금 더 의미있고 재미있게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요. (개학을 앞두고 수업 준비를 하며 떨리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질문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똑똑한 질문을 통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더 읽어보아야겠습니다.
행복한 설명절 맞이하셔요!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캐럴라인 냅 <명랑한 은둔자> 독서 일기 - 그런 너도 너야 (6) | 2026.05.31 |
|---|---|
| 전원경의 <예술, 역사를 만들다> 독서 일기 - 빅토리아 시대의 모순을 바라보며 (7) | 2026.03.28 |
| 김종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독서일기 - 힘을 주는 사람 (15) | 2026.02.10 |
| <이어령의 말 Ⅱ> 필사 - 3 (4) | 2026.01.04 |
| <이어령의 말 Ⅱ> 필사 - 2 (2) | 202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