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날입니다. 오늘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1806)를 감상합니다.

살구빛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여성이 그네를 타고 있습니다. 그녀는 볼이 발그레 해진 채 신발 한 쪽을 날리며 미소를 짓고 있네요. 앞에 있는 젊은 남성도 여인의 치마 속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서로 가볍게 희롱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사랑놀음을 하는 중이겠지요. 아, 그런데 그네 뒤에서는 조금 더 나이 들어 보이는 남성이 또한 미소를 지으며 그네를 잡아당기고 있네요. 옷차림으로 보아 하인일 것 같지는 않고요. 저런, 그녀의 남편일까요? 좀 슬퍼지네요.

음악 레슨을 하는 중입니다. 생긴 모양으로 보아 악기는 하프시코드인 것 같네요. 보통 집중해서 악기연주를 하면 몸을 앞으로 숙이는데 여성은 몸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조금 기울인 채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남성은 여성의 손을 들여다보는지 가슴을 들여다 보는지 모르겠고요. 악기 옆에 있는 고양이도 민망한 듯 시선을 돌리고 있네요. 제가 지금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그림을 보고 있는 것일까요? 그럴지도요. 잘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감상하실 작품은 '눈가림 놀이'입니다. 여성이 눈을 가리고 남성과 놀이를 하고 있네요. 남성은 풀잎으로 여성의 얼굴을 간질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뺨은 상기되어 복숭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아래에는 두 명의 아기가 있는데, 한 아기는 남녀의 애정 놀음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고, 한 아기는 비스듬히 누워 여성의 손에 막대기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자신과 놀아달라는 의미일는지요? 하지만 여성은 남성과 노느라 여념이 없네요. 저는 왠지 남녀가 위태로워 보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은 앞으로 한 발짝만 더 가면 발을 헛디뎌 넘어질 것 같네요.
저는 오늘 봄날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바라고 고른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작품에서 '위태로움'을 읽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감상하셨는지요?
안전하고 행복한 봄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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