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소설은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내기>입니다. 오늘 처음 읽은 것은 아니고요, 지난번에 읽은 횟수를 포함하여 대여섯 차례 읽었지요. 길이가 짧아 빠른 속도로 읽으면 10분 만에도 읽을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단편을 여러 차례 읽은 이유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서이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먼저 들려드릴게요.
이야기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한 은행가와 젊은이가 내기를 하는 내용입니다. 사형과 종신형 중 어느 편이 더 나은지 논쟁을 하던 중, 젊은이가 5년 간 자유를 박탈당하고 감금되어 있는 상태를 견딜 수 없다는 데 은행가가 이백만 루블을 걸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젊은이는 5년이 아닌 15년 동안 감금되어 있겠다고 장담하고, 그렇게 둘 사이의 내기가 시작됩니다.
젊은이는 음악 연주, 각종 책 탐독하기, 외국어 학습하기, 성경 읽기 등 활동을 하며 15년의 세월을 보냅니다. 그리고 약속한 15년이 되기 전날, 은행가는 (이제는 나이가 든) 젊은이를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이백만 루블을 줘버리면 파산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야심한 시각, 젊은이를 죽이기 위해 방에 잠입한 은행가는 의자에 앉은 채 잠이 든 젊은이 앞에 있는 책상에서 종이를 발견합니다. 15년에 걸친 학문과 사유를 통해 세상적인 것들을 경멸하게 되었고, 따라서 약속한 시각이 되기에 앞서 자발적으로 방을 빠져나감으로써 약속을 파기하겠다는 내용이었지요.
집에 돌아온 은행가는 젊은이를 죽이려던 자신의 모습에 혐오감을 느끼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날 실제로 젊은이가 방을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후 그가 남긴 쪽지를 금고에 넣고 잠그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악인과 선인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다 할만한[뚜렷한] 교훈이 없고, 다소 예상치 못한 결말에 이르는 것이 안톤 체호프 글의 특징이라고 하더라고요.

글을 여러 차례 읽으며 제가 하게 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젊은이가 깨달은 것처럼 세상은 참 덧없는 것들로 가득차 있다는 점입니다. 젊은이가 포기했듯 15년의 세월을 견딘 후 이백만 루블을 선뜻 포기할 수 있을만큼 커다란 용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전에 좇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여겨지거든요. 예를 들어 이전에는 승진을 통한 성공의 길에 이르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살아가는 삶이 가치 있게 보였다면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면서 추구하는 바가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네요.

둘째, 덧없는 세상 속에도 소중한 것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내기에서 승리하는 시각을 다섯 시간 앞두고 젊은이는 방을 탈출하였습니다. 어쩌면 그는 돈에 예속되기를 원치 않고, 진정한 자유를 갈망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혼자 산책하며 사색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우정과 같은 것들이 소중하게 여겨지네요. 다른 어떤 것에 예속되어 이런 것들을 누릴 시간과 여유를 박탈당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고요.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젊은이의 생각을 따라가며 글을 한 차례 더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행복하고 평안한 주말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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