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박준 시인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독서 일기 - 함께 웁시다

글을써보려는사람 2026. 6. 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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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수필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2회독 하였습니다. 사랑하던 사람들과의 이야기, 가족 이야기, 친구 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 삼십 대의 시인님이 세상을 겪어낸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책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더러는 시인님의 표정을 상상했고 더러는 감탄했으며 대개는 애상에 잠겼습니다. 마음을 드러내고 세상을 써내려가는 적확하고도 아름다운 표현을 찾아내는 재능이 시인님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부럽더군요.
 
제가 느낀 것은 책은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달라지더라는 점입니다. 예전에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부분보다 새로운 문장에 더 마음이 가기도 했거든요. 예를 들어 작년에 읽었을 때는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63)'라는, 시인님의 술친구 분의 말씀을 인용한 소절이 좋았다면 이번에 읽을 때는 그 다음 소절인 '선생님의 이 말은 당시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삶의 장면 장면마다 불러내는 말이 되었다. 비 오는 오후의 술 생각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 혹은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의 냉수처럼 간절한 말.(63)'이라는 구절이 더 마음에 와닿더라는 말이죠. 물론 이것은 어떤 책을 읽으면서도, 혹은 영화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는 바이기도 하겠지만, 박준 시인님의 문장은 특별히 붙들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또한 글을 읽으며 저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인님이 글을 통해 '너는 그렇게 지질하지 않아', 혹은 '나도 똑같이 슬픔을 겪은 일이 있어'라고 위로와 공감의 말을 건네는 것만 같았거든요. 마치 시인님이 저와 함께 울어주는 것 같았달까요? 크고 작은 실패를 반복하는 와중이라 글을 통한 위로가 더욱 크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부당하고 억울한 일로 마음 앓던 날도 있었고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에는 스스로를 무섭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186면

 
참, 시인님은 애주가이신가 봅니다. 친구 및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글에 많이 등장하거든요. 몸 상하지 않게 조금만 드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시인님의 글을 오래도록 음미하고 싶으니까요!
 
이것으로 오늘의 짧고 굵은 독서 일기를 마칠까 합니다. 행복한 저녁 시간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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