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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이었던 것 같다.
아고야, 아고야,
투병생활로 지친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제가 할머니를 그려드리겠노라고 나섰다.
할머니 이마며 눈가며 입가의 주름도 세심하게 정성껏 그려넣었다.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완성된 나의 그림을 받아들고서,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야 이 년아, 나도 젊을 땐
예쁘단 소리 들었다.
우리 할매,
참았던 통증과 시름이 다시 몰려오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2.
그 땐 어려서 그랬다 쳐도, 지금도 종종 필터링을 안 거친 말과 행동이 튀어나온다. 피곤할 땐 더더욱, 힘 들이지 않는 기존 방식의 사고회로가 작동된다.
#3.
담배는 필터를 거쳐도 담배다.
할머니, 죄송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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