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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인 것 같아,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듣자마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기획안에 대해 피드백을 한가득 받아 들고, 기분이 언짢아서 툭, 말을 던지고 나서, 나는 후회를 하고 하고 또 한다. 나의 말이 어떻게 읽힐까. 어떻게 보일까. 어떻게 판단받을까. 스스로를 절제하는 기본적인 성향이 그리스도의 좋은 일꾼이 되고 싶다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나 혹은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다가 공격을 받은 기억과 만날 때면, 어김없이 자기 검열과 억압을 시작한다.
다음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대해 위키백과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주로 '착하거나 말 잘듣는 것은 좋은 것, 착하지 않거나 말 안 듣는 것은 나쁜 것'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타인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내면화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은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고 버림받을 것이다"는 믿음의 바탕에서 생성된다. 이러한 믿음은 어린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만들어지며, 어른이 되어도 변하지 못하고 고착돼 얽매여 생활하게 된다. 이에 따라 타인의 눈치를 보고 타인이 하는 말에 집중하며 갈등 상황을 피하고 타인의 요구에 순응한다. 그리고 자신이 타인에게 착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타인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계속 눈치를 보며 확인한다. 반면 자신의 느낌이나 욕구는 억압하기에 타인을 향한 투사나 반동형성의 행동이 뒤따르게 되며 언제나 내면은 위축되고 우울한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된다.
가토 다이조(加藤諦三)는 자신의 저서 『착한 아이의 비극』(원저 加藤諦三, 『人生の悲劇は「よい子」に始まる』, フォー・ユー, 1990.9)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착한 아이로 규정하였다.
1. 남의 눈치만 살피는 신경증적인 아이
-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함
2. '싫어!'라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
- 부모로부터 감정을 억압당함
3. 자기 탓을 하며 죄의식을 느끼는 아이
- 지배적이고 나르시스트성·자기애성 부모의 양육 하에서 '모든 게 네 탓이다'라는 내용을 주입당함
- 자책과 변명 늘어놓기에 익숙해짐
4. 우울증에 걸리는 착한 아이
- 어리광을 피울줄 아는 분열증 아이에 비하여 어리광을 부리지 못함
- 부모로부터 어리광이 좋지 않다는 교육을 받음
- 혹은 부모를 어리광 부릴 수 있는 대상이라고 신뢰하지 못함
- 부모가 자신의 고독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녀를 지배하고 자녀에게 오히려 어리광을 부림
5. 자기 실현 능력을 상실한 불안한 아이
- 무력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부모가 자녀를 '복종' 혹은 '순종'시켜서 안정감을 얻음
- 부모가 자신의 내면의 겁을 억압하고 자녀에게 투영시키고, 자녀에게 지붕에서 뛰어내리기 등 무모한 '대담성'을 강요함
- 복종과 대담이라는 모순적인 과제를 자녀에게 강요함, 자녀는 자신의 약점과 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함
- 자기 표현을 제대로 못한 자녀는 부모가 강요한 '의사자기(擬似自己)'로 살게 되면서, 실제 자기를 경멸함
6. 세상을 믿지 못하는 아이
- 어렸을 적 어머니가 자신의 어려움이나 감정을 도와주지 못하는 등 어머니로부터 '원신뢰(原信賴)'를 받지 못하여 자녀가 삶과 세계에 불신감을 갖게 됨
-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림
7. 자기 의견 없이 무조건 순종하는 아이
- 타인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상대방을 미워하는 것을 거부함
- 자기 의견 표출 없이 착하게 살아감
8. 세상과 자신이 두려운 아이
- 비정한 부모로 인하여 자녀가 욕구를 채우지 못하여 부모와 좋지 못한 관계가 됨
- 세상에 영합하고 살아가는 태도를 가짐
- 위험할 때 어머니가 모른 척하고 넘어감으로써 배신감을 느끼고 버려진 느낌을 받음
9.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
- 부모에게 복종함으로써 부모로부터 받는 불안을 해소하고 인정받으려던 아이가, 인정하지 않는 부모에 대한 억압이 해제되면서, 부모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불안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애정과 인정을 구함
10. 제대로 놀지 못하는 아이
- 자녀가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하지 못하고, 부모가 좋아하는 방식으로만 놀게 됨
요컨대, 가토는 지배적이고 자기애성향의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방치하는 한편 부모 자신의 의지만을 강요함으로써, 어린 자녀가 부모로부터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즉 유기공포/유기불안(fear of abandonment)에 시달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욕구를 스스로 실현할 줄 모르고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실현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 없이, 부모의 뜻대로만 행동하도록 성장하게 된 것이 '착한 아이의 비극'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말들이 나에게 해당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부딪치고 넘어져가며 분명히 자라났고, 그래서 늘상 이렇게 나약하기만 하지도 않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지쳐있거나 궁지에 몰린 것 같은 순간에는 어김없이 쓴 뿌리가 나타난다.
아무래도 일이 너무 많은 상태인 것 같다. 토요일 종일 일정이 있다. 일요일에도 있다. 월요일도, 화요일도 있다. 수요일은 기획안 수정본 제출 기한이다. 금요일도 있다. (이쯤 되면 목요일에도 분명 무언가 일이 있는 상태인데 까먹은 것만 같다.)
나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할 시간조차 없는 사이, 나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심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 하나 거절할 수 없어 나를 거절하지는 않고 싶은데, 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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