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송재림 배우를 애도하며, 작은 위로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11. 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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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내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순간, 나의 존재가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느껴지는 순간, 내가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순간, ... 
 
작은 위로가 필요한 순간들이다.
 
 
 
뱅뱅사거리 부근 참기름 막국수 맛집에서 오도독 오도독 궁채 고명과 바삭바삭 메밀 알갱이를 곁들인 국수를 먹는다거나, 따뜻한 가을햇살을 느끼며 잠시 산책을 한다거나, 봐도 봐도 재미있고 신기한 아동 문학을 한 편 읽는다거나, 읽다가 스르르 낮잠을 자며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거나, 피아노 연습에 몰두하여 자꾸만 틀리는 구간을 반복 연습한다거나, 내일 수능 감독을 가야 하는데 늦잠을 자버릴까 염려가 될만큼 발레학원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거나, 한참을 서성이다가 마침내 오늘의 일기를 몇 자 적어본다거나, ...
 
송재림 배우에게도 그런 순간이 허락되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삶이 힘겹고 슬플 때, 우리에게 이런 작은 위로의 순간들이 허락되기를 소망한다.
 
내일 아침을 위한 알람 시간을 맞춰놓을 마음의 힘이 생기도록, 
슬픈 눈을 한 이웃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넬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은 병원 예약이 있어 가는 길이라 하였다. 아픈 곳 없어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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