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만든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과 경험들이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손꼽아 보라고 한다면 단연 대학시절 경험한 영어연극반 활동이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극(물론 모든 장면에 내가 등장하지는 않으나) 공연을 위해 대사를 외우면서 영어실력이 좋아졌고, 발성을 훈련했으며, 자연스러운 몸짓 기호와 다양한 상징을 체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공감 및 이입 능력이 길러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의 세 자매 중 맏언니인 노처녀 Ms. Susan이자 반항기 가득한 학생(아마 이름이 Sam이었을 것이다. William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이 되어야 했고, 의 다혈질의 중년 남자 변호사 Sir Wilfrid Robarts가 되어야 했다. Robarts가 내가, 내가 Robarts가 되기 위해 얼마나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