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2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독서 일기 #2 - 말하지 않음의 아름다움

나는 정말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지만 여기는 새로운 곳이라서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 (25) 소녀에게는 말이 어렵고 무겁습니다. 킨셀라 부부의 집에 맡겨지던 날, 소녀는 낯선 환경을 묘사할 적당한 말들을 떠올리려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내향적인 성향을 타고났을 수도 있고, 말을 해봤자 받아들여지지 않아 입을 다무는 습관이 생겼을 수도 있고, 아버지의 쉽고 가볍고 아픈 말들로 인해 말이 싫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킨셀라 아저씨는 이런 소녀의 성향을 두고, 해야 하는 말은 하지만 그 이상은 안 하는 아이라고 타인에게 말하며, 이런 애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한편 새로운 환경으로 인한 두려움으로 이불에 실수를 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많아봤자 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어린 나이에..

도서 2024.10.28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독서 일기 #1 - 하지 않으면 좋을 말들

에 이어 클레어 키건의 작품 를 읽었습니다. 키건 소설의 매력은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는 점과, 짧은 문장과 문장들 사이에 아주 많은 생각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하지 않으면 좋을 말들'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분석해보려 합니다. 소설의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생의 출생을 앞두고 소녀는 한동안 킨셀라 부부의 집에 맡겨집니다. 소녀의 아빠가 엄마의 고향인 해안쪽으로 소녀를 맡기러 운전해 가는 묘사나, 킨셀라 아주머니가 소녀의 엄마의 안부를 묻거나 아이들을 키우느라 고생일 엄마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킨셀라 아주머니가 소녀의 외가쪽 친지일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책에는 대화체를 포함하여 인물 사이에 오가는 말들에 대한 소개가 많이 나옵니다. 소녀의 아빠의 입부..

도서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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