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15

알폰스 무하를 통해 묵상하는 한 사람의 역할

오늘은 민족 화가로서 알폰스 무하의 헌신을 돌아보며 '한 사람'의 역할을 새겨보고자 합니다. 알폰스 무하는 민족 화가로서 정체성을 갖게 되기 전부터도 상류층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도 예술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술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민족의 어려움에 대해 마음을 쏟게 되었고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던 슬라브 민족의 독립을 꿈꾸며 무하는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기금 마련을 위해 제작한 복권 포스터입니다. 한 소녀가 책과 연필을 든 채 서 있고, 소녀의 뒤로는 엄마가 비탄에 잠긴 채 웅크린 자세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는 중입니다. 자녀의 학비를 마련하기는 커녕 먹을 것을 구하기도 힘겨운 비참한 상황을, 앙상한 가지가 드러내고 있는 듯합니다...

문화 예술 2025.04.30

허무주의에서 감사로 - 나의 마지막도 프리다 칼로처럼

이번 논술형 문항은, 두 지문의 화자 중 자신과 더 닮아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밝힌 후 자신의 성장을 위한 실천 방안을 제안하는 문제를 출제하였습니다. 첫 번째 화자는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인물이었고, 두 번째 화자는 아무도 자신을 평범하다고 여기지 않지만 자신만은 스스로가 타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과 조금 더 비슷한 인물을 선택한 후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가 자신에게 엄마가 장애인이라고 놀려서 속상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은 학생도 있고, 외모에 대한 놀림을 받을 때마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울었다는 이야기, 타인의 눈에 띌까 봐 늘 두렵다는 이야기, 똑똑하지도 않고 노래도 못하고 운동..

일상 2025.04.30

알폰스 무하 전 감상 후기 - 균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노릇노릇 구운 빵 껍질의 균열, 썩기 직전의 잘 익은 올리브에도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 무르익어 고개를 숙인 옥수수, 사자의 눈썹, 멧돼지 입에서 흘러나오는 거품.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의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저마다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매혹시킨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중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균열인데, 이 균열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전체를 이루는 조화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일상은 슬프고 괴로운 일들로 가득한데 하루와 일주일과 한 달이 모인 우리의 인생은 한 편의 영화처럼 여겨지는 것처럼요. 어제는 삼성동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알폰스 무하를 다시 한 번 감상하고 왔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얼룩과 물감 번짐이 제법 많더라고요. ..

문화 예술 2025.04.27

아이들의 행복권을 침해하지 맙시다

강남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합니다. “학원 그렇게 다니더니”…‘강남 키즈’ 우울증·불안장애 심각 “학원 그렇게 다니더니”…‘강남 키즈’ 우울증·불안장애 심각[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거주하는 만 9세 이하 아동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v.daum.net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타인에 대한 예의, 그리고 세상에 대한 신뢰를 배워야 할 나이에 아이들은 4세 고시, 7세 고시를 치르기 위해 영어 수학 공부를 합니다. 그중에서도 영어 열풍과 관련하여 제가 목격한 두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번은 지하철에서 두세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 아이가 울며 엄마에게 ..

교육 2025.04.26

명화 감상 일기 - 알폰스 무하를 통해 내면을 들여다 보기

알폰스 무하를 감상하는 아침입니다. 알폰스 무하는 당시의 유명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포스터 작업을 하면서 이름을 날린 이래로, 여성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작품을 다수 창작하였습니다. 여성 뒤로 보이는 원형 도상을 통해 후광을 표현하여 신성한 느낌을 부여하였다고 하지요. 다음은 이라는, 제가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처음 접하고 가장 좋아하게 된 작품에서도 열두 개의 별자리를 그려넣은 원형 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각에 잠긴 듯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눈빛과, 보일듯말듯한 미소,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머리카락이 마치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관조적인 태도를 지니게 된 한 여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듯합니다. 그림 상단의 좌우편에 잎사귀에는 붉고 작은 열매들도 맺혔고, 가지가 얽히고 섥..

문화 예술 2025.04.25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독서 일기 - 고통이 지속되면 저는 글을 씁니다

일전에 학생이 지속적으로 내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학생에게 화가 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학생에게 가서 사과를 했습니다. 지도를 해야 하는데 화를 낸 것에 대해서요.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어제는 어느 분께 저의 의견을 말씀드렸다가 사과드릴 일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상하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은 고통이나 불편 하나하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벼운'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괴테가 강조한 것처럼 고통과 쾌락은 서로 순서를 바꾸며 우리를 찾아옵니다. 가볍지 않은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작은 고통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 김종원 220면 그리고 이러한 저의 모습은 김종원 님이 같은 책에서 제시한, '나날이 수준을 높여가는' 사람들..

도서 2025.04.24

자세히 보지 않고 자세히 보기

이런저런 저급한 표현으로 당신의 결점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은알고 보면, 당신이 받는 고통의몇 배가 큰 고통을 자신에게 주며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차라리 다정한 표현으로 당신의 장점을 알려주는 게그들에게 더 좋은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사려 깊고진실한 마음으로더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부디 최상의 것을 놓치고지나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에 수록된 괴테의 시입니다. 타인을 비난하는 말이 결국은 스스로의 괴롭게 할 뿐이므로 더 좋은 것을 선택하라는 말이 더없이 큰 위로가 됩니다. 저는 오늘 제법 침울한 상태였거든요. 무신경하고 친절하지 않으며, 절제되지 않은 말들이 공기를 통해 저의 귀에 닿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윤동주 시인은 아니지만서도, 잎새에 부는 바람..

일상 2025.04.22

학생에게 짜증을 낸 후 깨닫는, 학교 교육과정의 필요성

학생에게 짜증낸 이야기 지난 주에 학생에게 진심으로 화를 낸 일이 있었습니다. 고난주간을 맞아 예수님 생각하며 성스러운(!) 모습으로 지내고 싶었는데 마음 같지 않더군요. 일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어를 제법 잘 하는 학생이, 수업 중 다루는 내용이 좀 쉽게 여겨졌는지 저의 설명을 듣지 않고 주위 친구와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설명을 멈추면 자신도 멈추었다가, 제가 설명을 시작하면 자신도 이야기를 시작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다른 친구들도 소곤소곤 이야기를 '한 번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 군중심리가 참 묘하지요. 별 것 아닌 일(아주 작은 소리로 소근거리는 것)로 수업을 멈추고 침묵을 유지하는 교사의 반응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일 수도 있고, 친구가 덜 민망하도록 함께 도와주고 ..

교육 2025.04.20

틴토레토의 <세족식>을 감상하며 묵묵한 사랑을 묵상하기

오늘은 틴토레토의 을 감상하려 합니다.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기 전에 먼저 관련 성경구절인 요한복음 13장을 함께 살펴보시죠. 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2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3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4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5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3절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세족식은 최후의 만찬 중에 이루어지..

문화 예술 2025.04.16

마키아스 뇔케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독서 일기 #2 - 정체의 폭로와 그리스도를 바라봄

마키아스 뇔케의 는 지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동시에 (세속적인 성공이 아닌) 진정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내면 깊숙이 감추어 들키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담긴 곳에 손전등과 현미경을 가차 없이 들이대는 책입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가 자신이 추구하는 높은 지위를 획득하게 된 이후 태도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두고 '그 사람 변했어.'라고 하지요. 하지만 스위스의 극작가인 막스 프리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성공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은 그 사람의 정체를 폭로한다.하루 아침에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성공하기 이전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누..

도서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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