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아직 방학 중인 아이를 데리고 이틀째 출근하는 중이다. 계속 함께 놀아주지 않아도 아이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잘 있다가도 엄마를 보자마자 그간의 심심함이 증폭되기라도 하듯 반색을 하고, 교무실 문을 슬그머니 열고 들어와 무릎에 올라앉아 엄마 냄새를 맡으며 응석을 부리는 아이의 모습에 한편으로 참 기쁘다. 동시에, 밀려만 가는 일들, 응답하지 못한 메시지들에 대한 중압감은 커져만 간다. 출근길 나랑 같이 출근해서 좋아요? 퇴근길 내일도 나 엄마 학교에 가요? 동그란 눈으로 나의 입술을 주목하는 아이에게, 나는 차마 모든 진실을 말할 수는 없다. 작고 소중한 영혼을 실망시킬 수 없어서, 나는 때로 모든 것을 말하지 못한다. 미안함과 죄책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