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챌린지 21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를 21세기 교육에 적용한다면

1. 살아야 하는 이유 상기시키기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딘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내가 '성취해야 할 목표'와 아직 '이루지 못한 현실'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정신적 긴장의 효용을 이야기한다. 쉬운 말로 하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 생을 포기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빅터 프랭클의 경우 수용소에서의 삶을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감된 직후 박탈당했던 원고를 다시 써서 출판해야만 한다는 의지였다고 한다. 이렇게 가치 있는 실행 목표를 상기시킴으로써 신경증 환자가 좌절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 빅터 프랭클이 주창한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이다.나로 하여금 좌절의 순간을 극복하도록 만드는 요인(기독교 용어로 표현한다면 소명의식이 될 것이다..

교육 2024.11.17

희망과 절망 사이 (feat. 죽음의 수용소에서)

출근길에 등굣길의 아이들을 관찰하며 깨달은 사실이다. 7시 55분쯤 약간 여유 있게 교실에 도착할 가능성이 있는 시각에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들은 열심히 뛴다. 조금만 달리면 시작종 이전에 교실에 도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7시 58분 전후의, 늦을 것이 확실한 시각에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들은 뛰지 않는다. 지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없기에, 뛰기를 포기해 버린 것이다. 죽도록 뛰어서 20초 늦으나, 걸어서 2분 늦으나 지각 처리가 되는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에는 삶에의 희망을 잃은, 그래서 곧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이 순간을 두려워했다. 대체로 이런 현상은 아침에 수감자가 옷 입고 세수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아니면..

교육 2024.11.16

착한 아이 콤플렉스와 바쁜 나

아무래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인 것 같아,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듣자마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기획안에 대해 피드백을 한가득 받아 들고, 기분이 언짢아서 툭, 말을 던지고 나서, 나는 후회를 하고 하고 또 한다. 나의 말이 어떻게 읽힐까. 어떻게 보일까. 어떻게 판단받을까. 스스로를 절제하는 기본적인 성향이 그리스도의 좋은 일꾼이 되고 싶다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나 혹은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다가 공격을 받은 기억과 만날 때면, 어김없이 자기 검열과 억압을 시작한다. 다음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대해 위키백과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주로 '착하거나 말 잘듣는 것은 좋은 것, 착하지 않거나 말 안 듣는 것은 나쁜 것'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타인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내면화한 ..

일상 2024.11.15

송재림 배우를 애도하며, 작은 위로

위로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내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순간, 나의 존재가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느껴지는 순간, 내가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순간, ... 작은 위로가 필요한 순간들이다. 뱅뱅사거리 부근 참기름 막국수 맛집에서 오도독 오도독 궁채 고명과 바삭바삭 메밀 알갱이를 곁들인 국수를 먹는다거나, 따뜻한 가을햇살을 느끼며 잠시 산책을 한다거나, 봐도 봐도 재미있고 신기한 아동 문학을 한 편 읽는다거나, 읽다가 스르르 낮잠을 자며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거나, 피아노 연습에 몰두하여 자꾸만 틀리는 구간을 반복 연습한다거나, 내일 수능 감독을 가야 하는데 늦잠을 자버릴까 염려가 될만큼 발레학원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거나, 한참을 서성이다가 마침내 오늘의 일기를 몇 자 적어..

일상 2024.11.14

<우리가 본 것> 독서 일기 - 못 볼 것을 봐야 하는 사람들

나는 공포영화를 싫어한다. 잔상이 오랫동안 남기 때문이다. 하나 베르부츠의 은 그 어떤 공포물보다 무서운 책이다. 소설이지만, 실제 상업용 콘텐츠의 감수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어낸 현실의 이야기이고, 누군가 지금 이 순간에도 겪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정말 끔찍하다.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 콘텐츠가 유해한지의 여부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걸러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제 3세계 노동자들, 즉 '인간지능'이 포르노, 자해, 살인 등 폭력적인 콘텐츠부터 문화적 차별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어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하는 일을 담당하는 것이다. 은 이러한 유해 게시물 삭제 노동자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

도서 2024.11.13

읽다 만 <프랑켄슈타인>, 나를 위로해주다 만 메리 셸리

간밤에는 모기 네 마리를 연달아 잡고는 잠이 깨버렸다. 마음이 방황에 또 방황을 하다가, 지금 시간들을 버티고 견뎌내는 것이 어쩌면 하늘의 뜻일지 모른다는 데 생각이 이르렀고, 마침내 다시 잠들 수 있었다. 아침에도 영 마음이 어지러워 메리 셸리의 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주는 감동이 각별했다. 배를 타고 떠나는 모험을 앞둔 화자가 누이 동생에게 보낸 네 통의 편지 부분은 특히 그러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데 다정한 친구가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느낌이랄까. 겨울은 혹독하게 추웠지만, 봄이 되면 날씨가 좋아지겠지. 그래도 올해는 봄이 유난히 일찍 온다고 하는구나. 아마 항해를 예상보다 일찍 떠날지도 모르겠어. 어떤 일도 성급하게 하지는 않으마.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 내 손에 달려 ..

도서 2024.11.12

내 마음 속의 전쟁터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온 땅의 백성과 제사장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칠십 년 동안 다섯째 달과 일곱째 달에 금식하고 애통하였거니와 그 금식이 나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 한 것이냐 너희가 먹고 마실 때에 그것은 너희를 위하여 먹고 너희를 위하여 마시는 것이 아니냐 - 스가랴 7:4-6절 말씀 오전에 들으면서 정말 정말 두려웠던 말씀이다. 무엇을 위해 예배에 출석하고, 무엇을 위해 기독교인임을 드러내고 있는가. 도리어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고 그럴듯한 가면을 쓰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란 말인가. 안식이 깨진 세상이다. 도박, 마약, 음란으로 가정이 깨지고 있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도 실상 들여다 보면 멀쩡하지 않고(내가 제일 이상하다), 삶은 문제 투성이이고 모순이 넘쳐난다. 금요일에 ..

일상 2024.11.10

<죽이고 싶은 아이 2> 독서 일기 #2 - 밥과 친구와 선물

#1. 밥주연은 이끌리듯 죽은 친구, 서은의 집에 간다. 그리고 왜 왔느냐며 돌려 보내려는 서은 엄마에게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다른 곳에서는 배가 고파 죽을 것만 같아도 먹을 수 없던 밥이, 왜 서은의 집에서 생각났을까. 밥을 먹는 행위는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고 생명을 갈구하는 행위이다. 밥과 생명의 놀라운 연관성은 요리 동아리에서도 확인해왔다. 요리 동아리에서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를 해서 나눠먹고, 뒷정리를 위해 협동하는 모든 과정에 제법 성실하게 임해온 몇몇 아이들이, 알고 보니 일반 교과 시간은 물론이고 학급 활동 등 학교 생활 전반에서 지극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담임 선생님과 다른 교과 선생님들을 통해 알고 얼마 전에도 적잖이 놀랐다. 요리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먹는 일은 곧..

도서 2024.11.09

<죽이고 싶은 아이 2>는 청소년 소설이 아닌 청소년 소설이다

#1. 작가의 작중 인물에 대한, 작가에 대한 나의 책임감 책 속의 인물에 대한 책임을 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어느 중학생의 질문을 계기로 이꽃님 작가는 집필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책임감이라는 말은 늘 어렵다. 맡은 역할과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타인과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 등, 비스듬해진 몸과 마음의 자세를 고치게 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에 대한 서평도 못다 완성한 상태에서, 게다가 두 번째 작품을 다 읽지도 못한 상태에서 독서일기를 시작하고 있다. 책임감 없는 자세이다. #2. 너무도 무거운 작가의 명령 이꽃님 작가가 작중 인물에 책임을 지는 방식은, 고통을 경감시키거나 피하도록 놔두지 않는 아주 묵직하고 가혹한 방식이다. 친구를 살인했다..

도서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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