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압도당한 기분일 때는

글을써보려는사람 2023. 12. 1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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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점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좋은 책들을 좀 골라야 하는 일이 있어서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책은 단 한 권도 고르지 못하고 (심지어 제대로 몇 자 읽어보지도 못하고!!) 책 제목만 구경하다 발길을 돌렸습니다.
세상에 책들은 많아도 너무 많고, 제가 아는 것들은 없어도 너무 없지 않겠어요? 좋은 책을 좀 만나고 오겠다는 과업 달성은커녕, 압도당한 기분에 무력감만 더해진 채 터덜터덜 돌아왔지요.

살다 보면 이런 순간들이 많아요. 저는 최근에 더욱 이런 증세를 많이 느꼈어요. 이런 기분이 유독 많이 느껴지는 순간들과 대처법을 좀 알아볼까요?



1. 우리가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들

1.1. 일감이 몰려있을 때


해야 할 일은 많고, 정해진 시간은 다가오는데 일이 진전이 별로 없을 때 우리는 한없이 조바심을 느끼게 됩니다. 시험기간이나 면접을 앞두고, 어떤 일의 마감기한을 앞두고 이런 느낌이 엄습할 때가 많죠.
저는 지난 두어 주가 그랬습니다. 하나의 일을 간신히 끝내면 서너 개의 일이 몰려오더라고요. 화장실도 참아가며, 저녁도 걸러가며 일을 해도 끝이 도통 보이지 않는 일의 파도에 마음이 괴롭더랍니다.



1.2. 나의 능력의 한계를 절감할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아등바등하고 있는데 실적이 좋지 않을 때 우리는 또한 마음이 어려워집니다.
나의 역량보다 너무 큰 일을 맡았거나, 내가 이룩한 것들이 너무나 보잘것없게 느껴질 때에도 비슷한 마음이 우리를 슬프게 하지요.
오늘 서점에 다녀오는 길에 제가 느낀 감정이 이러했던 것 같습니다. 괜히 감당 못할 일을 맡아서 이렇게 스트레스만 받고 부끄러움을 당하겠구나, 싶더라고요.



1.3.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싸였을 때


그런가 하면 형용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감정들이 마음을 짓누르는 순간도 있습니다.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고, 또 직면할 용기기 나지 않아 외면하거나 묻어두고 있는 순간들도 있지요. 그럴수록 마음은 옴짝달싹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고요.
지난주는 마음이 정말 복잡했습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성향상 “저는 그 일을 맡지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용기가 없는 저로서는, 화장실 갈 시간이 앞으로 몇 차례 더 없어질 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못하면 못 하겠다고 말하는 분을 미워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고. 나는 대체 왜 이렇게 생겨 먹었나, 하고 마음의 갈등이 극심하더랍니다.
(삶이 원래 자기만족과 자기혐오 사이에 추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지요?)






2. 무력감에서 헤어나오는 방법

우리를 넘어뜨리는 일들은 허다하게 많지만, 넘어져 있기만 할 수는 없잖아요. 휘청거리는 자신을 븥들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볼까요?


2.1. 할 일들을 목록으로 만든다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아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에는 할 일을 목록으로 만들어 봅니다. 일의 중요도나 시급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부여하며 기록을 해봅시다. 어느샌가 상황이 정리가 되어 지끈거리던 머리와 다급하기만 하던 마음이 다소 진정되기도 합니다.
일더미에 파묻혀 중요한 일들을 놓칠까 봐 불안하던 마음이 덜해지고,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각 일에 어느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할지가 명확해지니까요.


2.2.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을 해본다


목록화한 일들 중 지금 바로 손쉽게 처리해 버릴 수 있는 일이나, 지체할 수 없는 긴급한 일을 딱 한 가지 수행해 보세요. 목록에서 한 가지를 지워버리면서 얻은 작은 성취감이, 생각보다 커다란 용기를 줄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얻은 마음의 힘으로 한 가지씩 처리해나가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던 일들이 어느새 마무리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몸은 녹초인데, 웃으며 잠자리에 들어 본 경험, 다들 있으시지요? 저는 고민만 하다가 내일 진행해야 하는 회의와 관련하여 안내 메시지를 발송한 일과, 미루고 미루던 블로그 글을 작성한 기쁨에, 오늘 밤엔 눈을 편안히 감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3. 나의 한계를 인정한다


그리고 목록화하다 보면 도저히 내가 (시간 안에, 혹은 나의 기력이나 역량으로) 감당할 수 없겠다 싶은 일들도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미련을 버리기로 합시다. 저는 그 일환으로 일주일 간 글쓰기 훈련을 중단했고^^; 오늘은 지푸라게 잡는 심정으로 책을 한 장이라도 더 읽어보려는 일과, 내일의 회의 내용의 밑그림을 그려보려고 마음으로 뜬구름 속에 분투하는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일단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좋은 도서가 간추려지고, 회의의 윤곽이 잡히면, 그런 후에 제가 강점을 통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기겠지, 하고 마음을 놓아버렸거든요.



2.4. 심경을 글로 표현해 본다


정리되지 않은 단편적인 생각의 조각이라도, 일단 글로 표현해 보는 것 또한 마음에 작은(때로는 생각보다 아주 강력한!) 힘을 불어넣어 준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인 오후 6시 경과 달리,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제 마음에는 엄청난 안정감이 생겼거든요!







3. 결론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서 우리는 무기력증이나 우울감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할 일의 목록을 만들어본다거나, 말과 글로 심경을 표현하다 보면 상황이 의외로 단순하고 명료해지면서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해나가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때로는 문제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거나, 산책을 하거나, 다른 일에 집중해 보는 등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건강한 정신으로 건강한 삶을 꾸려나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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