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교사 블로거의 소제목으로 어그로 끌기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8. 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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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쓰기 총량의 법칙?

 
오늘 뽑아낼 수 있는 글은 보고서 쓸 때 다 뽑아낸 것인지, 블로거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기까지^^; 네 시간 이상 소요되었고, 쓰다가 갈아엎었다가 다시 가닥을 잡아보려는 노력도 몇 차례 있었다. 오늘은 그냥 1일 1글을 남기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2. 장인의 양가감정?

 
수업 성찰지의 빼곡한 답변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학습지와 대조하여 교과세특을 작성하고, 또  수업만족도 분석 내용을 보고서로 엮고 있다. 대강 적어 분석할 내용이 많지 않거나 제출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차라리 고마운 마음까지 드는 것은, 한 아이 당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리는 탓이다. 장인정신이 따로 없다.(의도하는 만큼 자조적으로 읽히는지 모르겠다.) 정기고사 논술형 답안이나 수행평가 채점을 할 때도 백지 답안은 안타까우면서도 꽤나 반가운, 양가감정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3. 시라노 조작단 아닌 보고서 조작단 될 뻔?

 

우리는, 자료는 늘 중립적이고, 투명하고, 본질적으로 사실이라는 무모한 상상을 펼친다. 자료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별된 재료다. 우리가 탐구하는 의미에서 보면 자료는 늘 연출된 것이다.

-리사 기텔만(뉴욕대 교수), 버지니아 잭슨(캘리포니아 어바인대학 교수)의 말을 <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 p.144에서 재인용

 
 
한참 자판을 또닥또닥 두드려 완성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글쓰기의 효과를 분석하는 단락을 검토하느라 통계 수치와 비교해 보는데 웬걸, 내가 봤다고 판단하는 것은 신기루였던지, 실제 수치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방금 서술한 내용을 비스무레하게 뒷받침할만한 자료라도 어디 없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기에, 들인 공이 아까웠지만 지워버렸다. 연출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조작은 안 되는 거니까.
 
 


#4. 나 지금 떨고... 아니 화내고 있니?

 
수업 성찰록에서, 수업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평점과 수업을 통해 향상되었다고 서술한 내용 사이의 괴리가 심한 아이들이 몇몇 있었다. 그런 이야기가 제법 오갔던 모양인지, 친한 아이들 무리의 답변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시도해보지 못했던 수업 방식을 통해 좋은 경험을 했다, 새로운 단어도 알게 되고,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되어 내 자신이 발전했다, ... 그러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점 투척!... 세특을 의식하여 좋은 내용을 썼으나 호감도까지 지어내기는 싫었던 것이다. (어쩌면, 기명이었기에 독자를 의식하여 '3점씩이나' 준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아이는 학원에서 시험문제 대비하기 어렵다는 불평을 면전에 대놓고 한참을 쏟아냈고, 또 다른 어떤 아이는 다음과 같이 썼다.

영어 수업은 부족이었다. 왜냐하면 학원에서 공부를 하는데 00고의 정보가 다른 학교보다는 부족해서 대비하기 어려웠다.

 
 
 
학원에 갈 땐 가더라도, 아이들을 수업으로 일단 좀 들어오면 좋겠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보고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인가 보다.
하긴, 가뜩이나 공부 스트레스 심한데 수업 방식이나 내용까지 맘에 안 드는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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