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필살기, 힘 조절, 웃는 사람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10. 16.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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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살기


오후부터 뒷목이 당겨왔다. 일어나 앉으면 심해지기에 도로 누워보았는데 통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침대 발치에 목과 어깨를 걸쳐 잠시 스트레칭을 해보아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에 눈을 떴는데, 통증이 밤새 함께 했는가보다. 옆으로 누워 베개와 얼굴이 평행에 가까워지도록 목을 뒤로 젖혀 한참을 있었더니 좀 낫다. 필살기로 일한 대가를 필살기로 맞서는 중이다.



#2. 힘 조절


엄지손가락은 든든한 손가락이다. 연필을 잡을 때, 과일을 깎을 때 고마운 지지대 역할을 한다. 때때로 우직함은 걸림돌이 된다. 음역이 넓은 아르페지오를 연주할 때, 엄지로 연주하고 재빨리 손을 돌려 다른 손가락으로 그 다음 음을 연주하는데, 엄지가 중간에 갑자기 듬직한 소리를 내버리면 이어지는 음의 박자와 크기가 균질하지 않아서 출렁출렁 파도가 인다. 왼손으로 부드럽게 화음을 받쳐줘야 하는데 자칫 엄지가 코끼리 엉덩방아를 찧어버리면 오른손으로 연주하는 주된 화음에 방해가 된다. 엄지 본연의 강점을 살리는 순간도 있지만, 엄지에는 힘을 빼고 약지에는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순간도 있다.



#3. 웃는 사람


읏음에는 의도와 속내가 담긴다. 음식점에서 뜨거운 주전자에 손을 데었을 때 놀라는 사람은 나의 동료인 반면, 미소짓는 사람은 경계의 대상이다. 어떤 정책이 시행되거나 변경될 때 누가 웃는지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 정책의 속성이 드러난다. AI디지털 교과서는 학생 한 명당 한 과목에 10만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교육적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누가 웃는지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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