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공동체 문화의 중요성 - 사람 요인을 챙기는 조직이 성공한다

글을써보려는사람 2025. 2. 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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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플랜식 사무실은 사람들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섞이고 어우러져서 화기애애하고 협력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해줄 진보적이고 거의 유토피아적인 디자인 콘셉트로 각광받았다. (중략) 하지만 자기만의 작업공간도 자녀나 파트너의 사진을 붙여둘 자리도 없고, 우정이 싹틀 정도로 누군가와 긴 기간 나란히 앉을 수 없으며, 원하는 책상에 앉기 위한 다툼을 매일 벌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중략) 영국의 주요 기업에서 일하는 칼라는 예정에 없던 사업에 참여한 뒤로 직장을 한 달간 쉬었는데도 핫데스킹 환경에서 일하는 칼라의 동료들은 그녀가 없다는 사실을 대부분 몇 주가 지나서야 눈치챘다. (중략) 오픈플랜식 사무실은 각 직원이 차지하는 면적이 적기 때문에 전통적인 사무실에 비해 비용이 1인당 무려 50%나 절감된다.
-  노리나 허츠 <고립의 시대> p.204~208

 

페덱스의 창고 근로자인 42세의 레이날다 크루즈는 회사에서 포장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팔에 착용하게 한 스캐너가 근본적으로 비인간적인 장치로 느껴진다. 상자를 들어 올리는 반복적인 작업에 스캐너의 무게까지 더해져 팔목이 빨갛게 부어오르자 동료들은 레이날다에게 타이레놀을 먹으라고 권했다. 하지만 성과 분석에만 관심이 있는 페덱스의 관리자들은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그들은 레이날다에게 작업 속도를 더 늘리라고 지시했다.
- 같은 책 p.247

 

또한 블러드워스는 식수대에서 동료 노동자들과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에도 외로움을 느꼈다. 심지어 피커로서 동료들과 나란히 물건을 집어 들 때조차도 대화하지 못했다. 그를 감시하는 스캐너가 이런 시간도(화장실을 다녀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휴 시간'으로 간주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유휴시간은 잠재적으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었다.
- 같은 책 p.250

 
 
 

고립시키는 일터

 
위의 발췌문은 모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이 초래한 인간 소외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노리나 허츠는 '숫자의 권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일하는 사람의 유대관계, 효능감, 피로 회복 정도, 신체적 건강 등 '측정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반면, 비용, 속도, 이윤 등 우리가 '측정하는' 것들은 필요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무엇을 계량화하고 수량화하여 측정할 것인지에 우리의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측정되지 않던 것들의 중요성

 
한편 같은 책에서 기업 경영자가 조직원의 복지에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이 향상된다는 결과를 마이크로소프트 일본 지사의 사례를 들어 인용합니다. 전 직원에게 금요일마다 연달아 다섯 차례를 감봉 없이 쉬게 하고 가족 여행비로 약 100만원을 지급한 결과 회의의 효율이 높아지고, 결근이 25% 감소했으며, 일의 생산성은 40% 증가했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 동안 전력 사용량과 종이 사용량이 각각 23%와 59% 감소하는 쾌거도 이루었다고 합니다. 또한 세계적인 기술기업인 시스코에서는 동료에 대한 친절과 협력 정도 등 '문화적 기여'에 대해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하네요. 시스코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었다고 하고요.
한편 위의 발췌문과 같이 개인을 '고립시키는'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병가를 낼 확률이 높고 일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마이크로소프트사나 시스코사에서 진행한 실험의 성공 요인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진짜 이익을 보기 위해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은 다소 목적이 전도된 듯하지만, 결국 측정할 수 없는 '사람 요인'을 챙겨야 성공도 뒤따라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결론


1. 고립시키는 환경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친절의 덕목을 중요시하는 집단은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2.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측정할 것인가 하는 데는 우리의 가치관이 담깁니다.


교실과 학교,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에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공동체 문화가 조성되기를 소망합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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