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이원율 <여름이라는 그림> 독서일기 - 여름을 향유하다

글을써보려는사람 2025. 7. 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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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눅진한 공기에 불쾌지수가 올라가서 힘드시지요? 그렇다면 이원율의 <여름이라는 그림>을 추천해 드립니다. 마치 내가 명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고, 따라서 나의 삶이 명화 속 한 장면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여름을 주제로 한 작품을 총집합시켜 각각 ‘파도와 햇살이 춤추는 계절’, ‘눈부신 하루가 쌓이는 계절’, ‘푸른 그늘 아래 쉬어가는 계절’, ‘고요한 밤하늘이 마음을 두드리는 계절’이라는 네 가지 테마로 엮어낸 책입니다. 아름다운 그림, 그림에 대한 에세이, 그리고 그림과 그림 사이에 소개된 명구를 읽으며 정말 몸과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답니다. 책의 질감도 맨질맨질 부드럽고, 글씨체도 참 예뻐요.

제가 이제까지 향유한(‘읽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용 중 가장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던 페이지는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좋은 이웃>이 소개된 100면입니다.


제가 요즘 뜨개질에 빠져 있어서 그런가, 다리를 의자에 올려놓은 채 뜨개질을 하며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입니다. 제가 저렇게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한편 여인의 옆에 있는 꼬마 아가씨의 모습 또한 더없이 사랑스럽지 않나요? 이웃 아주머니들과 대화하느라 자신의 요구에는 도통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엄마를 향해 “엄마, 신발 주워달라니까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꼬마가 여인의 관심을 원하는 것만큼이나 여인의 발치에 널브러져 있는 인형은 꼬마의 관심을 바라고 있는 것 같네요.

아낙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중일까요? 꽃대가 꺾이지 않도록 꽃화분에 대를 세워놓다니 참 잘했다, 우린 이제 막 이불 빨래를 널었는데 언제 이렇게 부지런하게 빨래를 다 걷어놓았대, 이번에는 누굴 위한 옷을 뜨는 중이야, 등등 아주 사소하지만 아주 따뜻한 말들이 오가는 중일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여름에 폭 빠져있다 보니 불쾌지수가 웬 말이야, 싶은걸요. 여러분께서도 좋은 책과 함께 아름다운 여름 나시기를 바랍니다.
평안하고 아름다운 밤과 새날 맞이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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