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놀자=공부하자’가 될 수 있다면

글을써보려는사람 2023. 9. 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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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중요성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우둔한 사람이 된다.)
영어속담 학창 시절에 다들 열심히 외우셨었죠?ㅎㅎ
 
놀이는 인간에게 중요해요. 영유아기의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놀이를 하는 동안 인지 정서 및 사회관계 기술이 발달된다고 하죠. 놀이는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너무나 중요해요. 놀이를 통해 인간은 마음의 쉼과 힘을 얻으니까요. 인간을 유희의 동물, 호모 루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잖아요.
그런데 혹시, 놀자와 공부하자가 같은 의미가 될 수도 있을까요?

오늘은 옛적에 밑그림만 그려놨었던, 놀이 학습에 대한 포스팅을 완성해보려고 해요.
 
 
 
 
 
 
 

놀이의 정의

놀이는 행동의 유형으로 정의할 수 있다기보다 행위의 목적이나 과정, 결과를 통해 해당 행위가 놀이에 포함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물총 쏘기, 공기놀이, 물놀이처럼 통상적으로 놀이의 영역에 분류되는 행위들이 분명히 존재하긴 하죠.
하지만,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가 아닌 기쁨을 얻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면, 이때의 독서는 ‘놀이’가 되겠죠. 또한 과제를 수행하려고 책을 집어 들었다가 책의 내용에 나도 모르는 사이 빠져들게 되었다면, 이때에도 독서는 결과적으로 ‘놀이’가 되어버린 것이겠고요.

출처: unsplash



놀이를 적용한 수업

이러한 점에서 수업에 놀이의 요소를 가미하는 것은 무척 중요해요. 교사를 ‘에듀테이너(교육을 의미하는 education과 즐겁게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entertainer의 합성어)’라고 부르거나, 놀이를 적용한 수업을 가리키는 ‘게이미피게이션(game에 ‘~화하다’는 의미의 동사형 어미 ’-ify'와 명사형 어미 ‘-ation’를 붙여 만든 신조어)’도 교육현장에서 많이 통용되는 것에서도 놀이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죠.
 
 
 
 
 
 
 

교과서 지문에 놀이를 더하다

 
다음은 오늘 수업을 진행한 따끈따끈한 내용이에요. Roebling 가족이 어떻게 뉴욕의 관광명소인 브루클린 다리를 완성했는지에 대한 교과서 지문을 배우고 있는데요, 학습지를 어떻게 구상해 볼까, 고민이 많았어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정리하여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색다른 관점에서 지문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내용도 잘 이해하도록 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고민의 주요 지점이었지요.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등장 인물의 MBTI 알아맞히기 학습지를 준비해 보았어요.

등장인물의 MBTI를 추측해보고, 모둠원과 함께 교과서 지문에서 근거를 찾으며 합리적 추론을 하도록 유도하는 학습지

 
학습지를 받아들자마자 아이들은 와글와글 왁자지껄 난리가 났어요.
 

불가능할 것 같은 도전을 받아들이고 사람들한테 영감을 줬다잖아. 분명히 N이야.

철이 아니고 강철로 케이블을 만들었다잖아, 치밀하게 계획을 했으니까 J야.

 
부터 시작해서,
 

야, 관상을 봐, 딱 T잖아.


까지...
 
 

(...음?... T 여러분, 사랑합니다 ㅎㅎㅎ 전 Roebling 아저씨가 멋있으시다고 생각해요 ㅎㅎ)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John_A._Roebling

 
즐겁게 MBTI 추측하기 놀이를 하는 동안 브루클린 다리 건설을 시작한 John Roebling이 한 일과 다리 건설이 진행된 방식에 대한 이해를 저절로[어쩌면 한층 심도 있게] 하게 되는 것이죠. 열띤 논의에 한 마디라도 끼어들려면 영어 지문의 내용을 알아야 하니까 더 지문을 열중해서 들여다보게 되잖아요.
 
신나서 교과서를 뒤적이는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얼평 금지!라고 외치며 아이들과 함께 한바탕 신나게 웃어제끼기도 했고요.
 
'공부하자'가 놀자'가 된 순간이었지요.
 
혹시 교육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위한 꿀팁,
조금은 모호한, 혹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화두를 던지는 것은 활발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랍니다! :)
 
 
 
 
 
 
 

결론

 
수업시간이 '수업 같으면' 학생들은 곧 잠들어 버리고요, 뭔가 친구들이랑 상호작용하며 신나게 논 것 같은데 금세 종이 치고, 알고 보니 많은 배움이 일어나게 된 수업이 가장 좋은 수업인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저 요새 좀 너무 못 놀았던 것 같아요. 지난 주말에도 시험문제를 출제하느라 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거든요. 밥 준비도, 청소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집에 가서 피아노 연습하면서 좀 열심히 놀아야겠어요! :)
 
신나게 노는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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