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내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순간, 나의 존재가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느껴지는 순간, 내가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순간, ... 작은 위로가 필요한 순간들이다. 뱅뱅사거리 부근 참기름 막국수 맛집에서 오도독 오도독 궁채 고명과 바삭바삭 메밀 알갱이를 곁들인 국수를 먹는다거나, 따뜻한 가을햇살을 느끼며 잠시 산책을 한다거나, 봐도 봐도 재미있고 신기한 아동 문학을 한 편 읽는다거나, 읽다가 스르르 낮잠을 자며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거나, 피아노 연습에 몰두하여 자꾸만 틀리는 구간을 반복 연습한다거나, 내일 수능 감독을 가야 하는데 늦잠을 자버릴까 염려가 될만큼 발레학원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거나, 한참을 서성이다가 마침내 오늘의 일기를 몇 자 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