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70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5 - 공감 능력의 부재는 곧 무능

'우리 학교 애들은 심지어 착하기까지 해요' 라는 말이 올해 모든 교사의 목표가 되면 어떨까. 로 맺었던 지난 글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교사들이여, 아이들이 착하다고 말하지 맙시다 (tistory.com) 교사들이여, 아이들이 착하다고 말하지 맙시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참 착해요 그 학교 애들 어때요? 하는 질문에 교사들이 관용어처럼 답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묻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인성은 바르나 학력은 떨어지는 hn47749.tistory.com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전인적 성장이기에 지적 능력을 습득하는 것도 (지나치게 편중되어 강조되는 것이 문제일 뿐) 엄밀한 교육의 목표이다. 그런데 위의 문구를 해석해 보면, 일정한 지적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착하기만 한' ..

교육 2024.02.20

매리언 울프가 상기시켜 준 연극의 매력

지금의 나를 만든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과 경험들이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손꼽아 보라고 한다면 단연 대학시절 경험한 영어연극반 활동이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극(물론 모든 장면에 내가 등장하지는 않으나) 공연을 위해 대사를 외우면서 영어실력이 좋아졌고, 발성을 훈련했으며, 자연스러운 몸짓 기호와 다양한 상징을 체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공감 및 이입 능력이 길러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의 세 자매 중 맏언니인 노처녀 Ms. Susan이자 반항기 가득한 학생(아마 이름이 Sam이었을 것이다. William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이 되어야 했고, 의 다혈질의 중년 남자 변호사 Sir Wilfrid Robarts가 되어야 했다. Robarts가 내가, 내가 Robarts가 되기 위해 얼마나 고..

교육 2024.02.18

교사들이여, 아이들이 착하다고 말하지 맙시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참 착해요 그 학교 애들 어때요? 하는 질문에 교사들이 관용어처럼 답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묻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인성은 바르나 학력은 떨어지는 편이라는 의미로 학생들을 돌려 까는 말이고, 자신의 수준 높은 수업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하는 말이다. 나는 교사라면 이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말을 하는 상황을 오히려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교사는 지적 성장을 하고 있는 학생에게 적절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성장하는 중이기에 미숙할 수밖에 없다. 비판적 사고력, 발표력, 토론 실력, 어휘력, 어법실력 등 학생의 부족함이 보인다면, 이것이야말로 교사가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을 지점이기 때문이다. 학생의 부족함을..

교육 2024.02.18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4 - 인간이란 무엇일까?

#1. 분초사회 지하철 최단 거리인 24번 코스로 가야 하니까 3번에서 내려야 바로 계단으로 연결되고, 환승하러 뛰어가면 바로 15분 도착하는 지하철 탈 수 있으니까 운동화 끈을 단디 매야겠지? 딱히 정해진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무조건 1분이라도 빨리 가고 싶다. 김난도 외 에 나온, 분초사회의 생활상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강유미 씨의 영상 속 대사라고 한다. 정말 그렇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멀리 도달하고 쟁취하고 끌어모으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모습, 또 언젠가부터 나의 모습이 된 그 어떤 것이다. 분주하고 바쁘고 정신 없는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나마 방학이자 설연휴를 즐기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런 말은 차라리 엄..

교육 2024.02.12

신학기집중준비기간 연수를 준비하며 조직을 고민하다

3월에는 학교 교육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도록, 신학년집중준비기간이 의무화된 지 수년이 지났다. 올해는 내가 행사를 주최하는 역할을 맡았다. 제법 초안이 나오긴 했으나 여전히 밑그림 단계이고, 개인적 회한, 염려 등과 어우러져 마음의 고민이 아주 많은 상태이다. 1. 기존의 논의 위에 무언가 색다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간 쌓아온 것, 혹은 축적된 지혜 위에 논의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역사를 배우면서 깨닫는 점은 인간은 역사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는 점이라던데(역사를 공부해보지는 않았지만 성경을 읽으며, 또 나 자신을 바라보며 통렬히 느끼게 되는 지점이긴 하다), 아무쪼록 지난날들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기존의 고민과 실패담은 논의의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 2. 지..

교육 2024.02.10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3 - 비(非)이성적인 교육

#1. 인간은 이성적이다 인간은 지성을 지녔다. 인간은 생각한다. 저명한 철학자와 사상가들이 탄생하고, 심지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어떤 것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치 조물주처럼. 인간은 놀라운 존재다. #2.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다 김성우 율촌 변호사에 따르면, 어릴 적 오빠 도시락에만 달걀 프라이를 싸준 것이 상속 분쟁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성경 속 가인은 하나님이 아우인 아벨의 제사만 받고 자신의 제사는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생을 살해했다. 이처럼 한 마디의 말이 평생의 상처로 남기도 하고, 지극히 사소한 어떤 일로 인해 막역한 친구가 등을 돌리는 일도 생긴다. 때로는 동료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고마워서 기꺼이 나의 시간과 물질을 나누기도 한다. 인간 사회라서 가능한 일이다. #3. 마음의 ..

교육 2024.02.08

가장 우울한 나라에서 회복을 고민하기 #3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마크 맨슨의 한국 탐방기 영상의 내용을 보며 정리한 내용에 제 생각과 고민을 덧붙여 작성한, 지난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이제까지는 우울의 문제를 고민해 보았으니, 오늘은 회복을 고민해 보죠. 가장 우울한 나라에서 회복을 고민하기 #1 (feat. 마크 맨슨,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하다) (tistory.com) 가장 우울한 나라에서 회복을 고민하기 #1 (feat. 마크 맨슨,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하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마크 맨슨의 한국 탐방기를 담은 영상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네요. 이 글은 마크 맨슨의 영상의 내용을 보며 정리한 내용에, 제 생각과 고민을 덧붙여 작성하였습니다. hn47749.tistory.com 4. 회복력 한국인들이 얼마나 자신..

교육 2024.02.06

가장 우울한 나라에서 회복을 고민하기 #2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마크 맨슨의 한국 탐방기 영상의 내용을 보며 정리한 내용에 제 생각과 고민을 덧붙여 작성한, 지난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가장 우울한 나라에서 회복을 고민하기 #1 (feat. 마크 맨슨,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하다) (tistory.com) 가장 우울한 나라에서 회복을 고민하기 #1 (feat. 마크 맨슨,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하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마크 맨슨의 한국 탐방기를 담은 영상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네요. 이 글은 마크 맨슨의 영상의 내용을 보며 정리한 내용에, 제 생각과 고민을 덧붙여 작성하였습니다.hn47749.tistory.com 한국 사회의 주요 키워드 세 가지로 1)완벽주의 및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2)아무리 노력해도 보상받..

교육 2024.02.04

가장 우울한 나라에서 회복을 고민하기 #1 (feat. 마크 맨슨,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하다)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마크 맨슨의 한국 탐방기를 담은 영상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네요. 이 글은 마크 맨슨의 영상의 내용을 보며 정리한 내용에, 제 생각과 고민을 덧붙여 작성하였습니다. 1. 완벽주의 스트레스 급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룩한 한국인 특유의 강점은 성실성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실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올인하여 최고의 기량을 뽑아내는 완벽주의 성향이 짙다는 것이죠. 100점, 혹은 1등이 아닌 모든 이를 '실패자'로 규정하는 all-or-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혹은 모 아니면 도) 문화에서, 국민 대다수가 박탈감과 열패감에 시달린다는 것입니다. 서울대생이 가장 많이 느끼는 정서가 열등감이라고 합니다. 그 훌륭한 학생들이 왜 자부심보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어야 하느냐는 ..

교육 2024.01.31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2 - 연결과 고통의 인식

인간의 뇌를 본뜬 '일반인공지능(AGI)'이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그나마 인간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지는 감정 또한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일종의 '패턴'에 불과하여, AI가 이를 학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간이 지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교감하는 고도의 능력을 AI가 학습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오히려 인간이 마치 로봇처럼 공감 능력을 잃어버릴 것을 걱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공감하는 능력마저 잃어버리면 인간이,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AI의 '반려견' 수준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https://v.daum.net/v/20240126175002359 "인간이 AI의 반려견이 될지도"…무서운 전망 나왔다인간에게 인공지능(AI)의 등..

교육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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