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34~435길거리 기름집 간판의 고래 그림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대체로 그 고래들은 곱사등이 리처드 3세 고래라고 할 수 있는데, 성질이 매우 사나우며 선원 서너 명으로 속을 채운 파이, 즉 전원이 승선한 보트를 아침으로 먹고, 피와 푸른 물감이 뒤섞인 바다에서 몸부림치는 기형의 동물이다.하지만 고래의 묘사에서 범하는 이런 무수한 오류도 따지고 보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생각해 보라! 과학 서적에 실린 그림 대부분은 해안에 떠밀려 온 고래를 보고 그린 것인데, 그건 용골이 부서진 난파선을 그려 놓고 웅장한 선체와 온전한 활대를 자랑하는 기품 있는 짐승을 제대로 묘사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코끼리는 전신을 드러내며 서 있지만 살아 있는 고래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닷속에서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