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이의 수치심의 부재 행사를 시작하는 시각이 가까워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인파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한 차례 사람들이 올라가고, 줄이 조금 줄어들기를 반복하며 나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멋지게 차려입은 어떤 사람이 다급한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오더니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차례차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지만, 지하주차장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인파들로 한두 명 겨우 타려다 단념하고 내리는 사이를 아까 그 멋진 분이 비집고 들어가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줄을 서있던 사람들과는 눈을 전혀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애초부터 사람들로 보이지 않았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