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른스럽다. 애늙은이 같다는 말이 아니고, 일반적인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에 비해 성숙하고 정중하다는 의미이다. "복도에서 뛰지 말아라. 낙서하지 말아라. 새치기하지 말아라."는 등 통제하는 언어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 통제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학생들이 스스로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줄 알게 되는 것인지, 학생들 개개인이 훌륭하여 통제를 할 필요성이 없는 것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개인이 모인 집단이 되었을 때 개개인의 도덕성이 반드시 집단의 도덕성으로 발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성숙한 행동 양식을 보이는 학생 집단'은 공동체의 문화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편이 옳아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자율성에 대한 존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