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발레학원 부진아의, 기초학력 향상 지도에 대한 단상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1. 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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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직장 일정, 가족여행 등으로 발레학원을 많이 빠졌다. 쿠폰 사용 만료일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쿠폰은 넉 장이 남았다.
이번 주도 저녁에 이런저런 일정이 있어 평소 가던 저녁 시간에 학원에 갈 수가 없기에, 오전 상급자반 수업을 수강했다.

그런데 내가 입장하니 워밍업은 끝난 지 오래였고, 바를 이용한 동작을 진행하고 있었다.

상급반은 몸풀기 없이 바 세션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바뀌었나, 했는데 아니었다.

내가 학원 사이트에서 확인하고 간 수업 시간은 10시인데, 실제 운영되고 있는 시각은 9시 30분부터였던 것이다.
 
게다가 이후의 수업은 철저히 기존 수강생(잘 하는 학생들) 위주로 진행되었다.
 
선생님도 이미 학습한, 나는 따라 하기 힘든 동작과 순서에 대해서는 시범도 잘 보여주지 않으셨다.
 
그리고 한두 명씩 짝을 지어 플로어를 가로지르며 하는 동작에서는 두 명, 두 명, 한 명 순으로 나오라고 하셨는데,
 
기존 수강생 네 명이 두 명씩 짝을 지어 하고 나니, 순서를 전혀 외우지 못한 나 혼자 남은 상황에서 동작을 해낼 수가 없었다.
 
"선생님, 혹시 시범을 좀 보여주시면..."
 
그런데 나의 요청은 들은 척도 않고 그냥 처음 했던 사람들부터 다시 한번 해보자고, 이번에는 두 명, 세 명이 같이 하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출처: pixabay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수업 후 시간표도 달랐고, 수업 진행 시 배려 받지 못한 점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나의 순서를 그냥 건너뛰고 운영을 한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언급하지 않으시고, 쿠폰 기한 연장에 대해서 원장님과 상의해 보겠다고 하셨다.
 
쿠폰 기한 연장이라니, 감사한 제안이었기에
다른 말은 않고 그저
예, 했다.
 
 
그리고 부진학생 지도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게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1. 뒤떨어진 학습자가 배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모둠을 편성하기
2. 시범 보이기, 연습할 시간이나 별도의 과제 부여하기, 개별 지도 및 기기의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도움을 충분히 제공하기
 
 
 
물론, 한정된 수업 시간 안에 모든 학습자의 개별 속도에 맞추어 도움을 무한정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학습자의 학습할 권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필요하지 않을까.


출처: pixabay




 
나중에 알고보니, 쿠폰 사용을 위해서는 사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고 하신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1)사전 조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2)다른 선생님의 학생이, 3)그것도 수업 중간에 불쑥 들어왔으니, 기분이 좋을 리는 없으셨을 것이다.
 
흠. 그래도 좀 마음이 어려웠다.
 
 
아무튼, 부진학생에 대한 각별한 배려의 필요성을 몸으로 느낀 하루였다.
 
 
실로 모두가 선생님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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