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이미지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한 번 떠올려 보시죠.
어떤 단어를 떠올리셨는지요?
제가 생각하는 공통점은, 영리함입니다.
#1. BE-KIND: 하나 더 사게 만드는 영리함
에너지바의 이름을 'BE-KIND(친절하라)'로 지은 이유는 아마, 친절함을 명하는 문구가 소비자로 하여금 '나만 먹으면 안 되겠구나, 하나 더 사서 친구도 줘야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임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판매량이 두 배, 혹은 세 배가 되는 순간입니다. 또 선물로 이 에너지바를 받아 든 사람이 선물에 새겨진 '친절함'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남는 데다가 맛도 괜찮아서 자녀 생일파티 손님 대접용 간식으로 대량 구매를 결정할지도 모릅니다. 잠재적 소비자까지 손쉽게 확보하는 순간이, 별다른 광고 및 홍보가 아닌, 이름 그 자체로 인해 많아지는 것입니다. 아주 영리한 전략이죠.
#2. 구본길 선수: 공손함으로 마음을 얻는 영리함
물론 고도로 훈련받은 심판들이 구본길 선수에게 작심하고 유리한 판정을 몰아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큰일 날 일이니까요. 다만, 사람의 직관적인 판단에는 마음이 개입됩니다. 그리고 구본길 선수는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구본길 선수 자체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따뜻함으로 인해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도 하고, 우호적인 판정을 받는 경우도 생기고 하니, 특유의 좋은 성향이 강화되었겠지요. 그리고 구본길 선수만의 '시그니처 포즈'라는 이름도 붙여졌을 테고요.
프랑스 볼라데 아피티는 아마도, 구본길 선수의 강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아주 미묘한 순간들에 구본길 선수로 향하는 유리함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구본길 선수는 영리합니다.
#3. 꽃: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만드는 영리함
도로변 가로등 아래에 아무렇게나 적재된 쓰레기를 보며 인상을 찌푸린, 혹은 나도 쥐고 있던 종이컵을 슬며시 얹었던 기억 있으시지요? 깨진 유리창 하나와 같이 사소한 무질서가 집단적 해이를 가져온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과도 관련있는 모습인 듯합니다. 이미 더러운 곳에 휴지 조각 하나 더 얹는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말이지요.
한편 쓰레기가 상시로 버려지는 곳을 깨끗하게 정비할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화분을 가져다 놓고, "꽃이 아파요"와 같은 문구를 적어 넣으면, 차마 담배 꽁초를 버릴 수 없는 마음의 상태를 만든다고 합니다. 실제로 백범로의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던 곳이 아름다운 길 한 모퉁이로 재탄생하게 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리한 정책이지요.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2015년 존중의 문화 형성을 위해 학교 스포츠 현장에 '존중'의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선언문을 낭독하고, 현수막에 문구를 새겨 붙여놓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사진 검색에는 실패했는데, 스포츠 유니폼 등판에 우정, 존중, 배려 등 아름다운 가치를 담은 문구를 새겨 넣는 시도를 통해 경기 중 페어플레이 정신을 상기시키고 욕설 등 폭력적인 언행이 오가지 않도록 유도하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심리적으로 공격성을 약화시켜 경기력이 다소 떨어지는 효과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1334
서로 안의 선한 마음을 일깨우는 영리함들로 세상이 좀 더 밝고 따뜻해진다면, 이런 본성을 잘 알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영리하다고 손가락질을 하지는 않아도 되겠지요?
아무래도 우리의 마음에는 선한 것을 사모하는 본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아름다운 장면을 보고 세상 누가 신유빈 선수에게 졌다고 비난을 할 수 있겠냐는 말이지요!
신유빈 선수, 참 잘하셨어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 전도서 3장 11절 말씀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약 동아리 학생들, 정말로 "다 같이 잘 되고 있는" 것 맞나요? (38) | 2024.08.07 |
---|---|
학원별곡 2024 - 인지 편향과 주입식 교육과 스마트폰 중독 (40) | 2024.08.05 |
수업 분석 시 심정적 어려움을 대니얼 카너먼의 이론으로 해결 받다 (49) | 2024.08.02 |
지극히 개인적이고 상당히 공적인, 공감과 기억과 위로와 글쓰기 (49) | 2024.07.31 |
필승 글쓰기 수업 꿀팁 두 가지 더! (feat. 이처럼 사소한 것들) (51) | 2024.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