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마약 동아리 학생들, 정말로 "다 같이 잘 되고 있는" 것 맞나요?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8. 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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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학생으로 이루어졌다는 마약 동아리 기사를 보고 혀를 끌끌 찹니다.
 

 

"다 같이 잘 되자, 화이팅!"...'마약 동아리' 명문대생들 대화 보니

서울대 등 명문대생들이 주로 활동한 전국 2위 규모의 대학 연합 동아리가 ‘마약 소굴’로 드러났는데, 이들은 검찰 수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5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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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입조심해야 단속에 걸리지 않고 마약을 즐길 수 있다고 호소한답시고 하는, "다 같이 잘 되자, 화이팅!"이라는 말이 참으로 슬프네요. 설령 이 사건에 가담한 실제 학생 수가 미미한 수준이라 할지라도,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고액 과외며 학원가에 돈을 쏟아붓고, 잘 시간 놀 시간 아껴가며 눈물과 땀을 흘린 결과가, "안심하고 마약 투약하기를 소망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정말 우리의 이상향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학생들 가운데 의사 및 법조인 등 사람의 생명 및 사회 질서 유지에 있어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에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불편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명확한 기준과 가치의 부재로 인한 사소한 해이 및 일탈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우리가 속담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삽으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예시를 몇 가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녹슨 나사못과 타이타닉호의 침몰

 
첫 번째 예시는 타이타닉호입니다. 배를 급히 돌려 빙산과의 정면 충돌은 간신히 피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충격으로 인해 강철판과 강철을 지탱하던 녹슨 나사못들이 일순간에 풀려버렸다고 합니다. 그 결과 강철판이 찢어졌고, 해수가 급속도로 유입되는 바람에 타이타닉호가 손쓸 겨를 없이 빠른 속도로 침몰한 것이지요. 녹슨 나사못이 거대한 배를 집어삼킨 꼴입니다.
인부 개인의 일탈인지, 조선업을 운영하던 기업의 조직적인 타락인지, 아니면 그저 나사못 수급 부족으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였는지에 대한 신빙성있는 근거는 찾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쉽고 빠르게[혹은 저렴하게] 배를 만들 수 있도록 선택한 결과가 1500명 이상의 인명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강철판을 지지하는 리벳의 원료와 지탱의 원리 등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 잘 나와있는 블로그 주소를 첨부합니다.
 
[소재과학이슈] 타이타닉 침몰 원인은 바로 '..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소재과학이슈] 타이타닉 침몰 원인은 바로 '이것' 때문?!

1912년 4월 10일 영국, 타이타닉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배' 라는기록...

blog.naver.com

 
 

출처: 픽사베이

 
 
 
 
 
 
 
 

#2. 비행기표와 나스닥을 모두 날려버린, 티메프

 
가까운 우리나라의 기업의 도덕적 해이 사건을 찾아볼까요? 이른바 '티메프 사건'이라고 불리며 현재도 진행 중인 사건입니다. 위메프와 티몬의 모회사인 큐텐 그룹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한 기업 성장을 염원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잘 되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바입니다. 그런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행기표, 숙박권 등을 구입한 소비자의 돈을 가지고 사라는 비행기표는 안 사고 엉뚱하게 '위시'라는 미국 기반 글로벌 쇼핑 플랫폼 회사를 인수했다고 하네요. 비행기삯을 지급받지 못한 항공사에서 소비자에게 비행기표를 지급할 리 만무하고요. 위시를 통해 돈 들어오면 비행기 티켓도 사다 줄 수 있을 것이고, 우리 계열사들 매출 실적 올라 나스닥 상장하면 돈 더더욱 많이 벌 것이고,... 회사가 잘 되기를 꿈꾸며 내린 선택이, 피해자 5만 4000여 명에 9300억 원 규모의 피해액을 발생시켰다고 합니다.
 
 
 

출처: 픽사베이

 
 
 
 
 
 
 

#3. S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

 
이번에는 학교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S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은, 왜곡된 부성애에서 비롯된 가슴 아픈 사건입니다. 그 많은 학생 중 우리 딸 겨우 두 명에게 시험지며 답안지를 한 장씩 가져다주는 것쯤 괜찮겠지 하는, 어느 교사의 아주 작은 생각으로부터 비롯되었지요. 저도 교사이고 저의 딸들이 좋은 성적 받기를 바라기는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의 노력이 아닌 무언가를 얻는 것은 아주 작은 경험일지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영향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확신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https://www.lawtimes.co.kr/news/175981

 

[판결]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항소심도 집행유예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빼돌린 시험문제와 정답으로 시험을 봐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3부(이

www.lawtimes.co.kr

 
 
 

출처: 픽사베이

 
 
 
 
과연 이뿐일까요?
쪽지시험 중 커닝하는 내 친구 눈감아주기, 조금 빨리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새치기하기, 초과근무 상신해 놓고 놀다 들어와서 지문 인식기 찍기, 공금으로 개인 물건도 함께 사기, 할인받을 수 있도록 미취학 아동이라고 거짓말하기, 한 잔만 마셨으니 그냥 운전하기, ...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아주아주 사소하고 아주아주 작은 순간들입니다.
 
 
 

그런데요, 

기분 좋은 거 있는데 한 번 해볼래, 하는 친한 친구의 작은 속삭임이, 마약 동아리 사건과 과연 무관하다고 볼 수 있겠는지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옳고 그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근간으로 한 공적 마인드와, 진정한 '잘 됨'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가치에 대한 고민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해 보입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 요한 3서 1장 2절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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