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심성모형을 적용하여 피아노 연습을 하며 학습의 원리를 깨우치다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8. 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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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악보의 조성부터 파악하고, 오른손 음계를 더듬더듬 짚어 나가며 멜로디를 익힙니다. 둘째, 왼손 반주를 익히고,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연습합니다. 셋째, 양손을 함께 연주하며 반복 연습을 통해 곡의 기본적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정도가 되게 합니다. 넷째, 악보에 나타난 템포와 셈여림, 이음줄, 스타카토 등 각종 부호를 반영하여 음악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훈련을 합니다.
https://hn47749.tistory.com/366

 
 
 
조금 더 단계별 활동을 보기 쉽게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오른손 연습
2단계: 왼손 연습
3단계: 양손 함께 연습
4단계: 반복을 통한 숙련
 
 
그리고 아주 숙련된 전문가들에게는 1~2단계가 거의 필요치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처음 익히는 단계에 한한 이야기이고요, 곡의 완성도 높은 표현을 위해 집중 연습이 필요한 구간에 대해서는 전공생이나 전문 피아니스트들조차도 양손을 따로 연습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초견(악보를 처음 보고 바로 연주하는 능력)이 특별히 좋다고 소문난 손열음 씨의 영상을 보시면, 제가 아무리 4단계까지 거쳐도 이를 수 없는 수준의 연주를 초견에 해내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gzjlUNKepGU?si=FqfJaNApqK4fZ-T2

 
 
 
 
손열음 씨를 포함한 피아니스트들에게는 저같은 취미 피아노 학습자에게 해당하는 1~3단계는 자동화 되고 희미해진, '심성모형'이 되는 것이지요. 저도 그간 아주 조금 숙련의 과정을 거쳤다고 어떤 곡들은 1, 2단계를 거의 거치지 않고 3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곡들도 있습니다.

제가 막 따끈따끈하게 출력한 악보인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중 8월도 템포가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빠르고 경쾌하게)로, 빠르게 연주를 해야 하긴 하지만 선율이 반복되고 악보 읽기가 아주 복잡하지는 않더라고요.
 
현재 저는 첫 소절에 대해 1단계와 2단계를 거쳐 왼손과 오른손을 합쳐 연습을 조금 한 상태입니다. 위에서 기술한 심성 모형의 3단계의 시작점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차이코프스키 <사계 8월>

 
 
그리고 제 영상 아래에 임윤찬 씨의 연주 링크를 (감히 어디다 갖다) 붙여 봅니다.
제가 나름 어제 오늘 30분 이상 투자하여 1분 18초만에 걸쳐 연주한 부분을 임윤찬님은 11초만에 연주하시네요. ㅎㅎ
 

방금 뭐가 지나갔니...?

 
 
 
https://youtu.be/Ik9mPSe28hA?si=rCUpb603t9afPQtK&t=1488

 
 
 
 
 
다음은 3단계(양손 함께 연습) 후반과 4단계(반복을 통한 숙련)를 몇 달째 거듭하면서 아주 조금은 익숙해진, 윌리엄 볼컴의 <우아한 유령>입니다. 위의 영상(임윤찬 님 말고, 손열음 님도 말고)에 비해서는 음과 음의 연결 등 곡의 표현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제 수준에서는 4단계에 이르러 나름대로 연주회 자리에서 연주도 두어 번 했던, 현재는 잊지 않기 위해 이따금씩 복습을 하고 있는 슈만의 <헌정> 영상입니다. 한창 집중 훈련을 하던 시기에는 1~3단계는 심성모형이 되어 악보를 보지 않고, 또 음과 음의 연결이 한 덩어리처럼 연결되어 자동으로 나오듯 상당 부분을 연주했었는데요, 현재는 시간이 지나 망각이 일부 진행된 상태여서 어떤 구간은 1, 2단계를 다시 거쳐야 합니다.
 
연주는 그닥 들을 만하지 않으니 패스,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ㅎ
 
 

 
 
 
그리고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미 4단계까지 숙련의 과정을 거쳤던 학습에 대해 복습을 할 때에는, 1, 2단계에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짧고, 따라서 4단계에 진입하기까지가 상대적으로 손쉬워진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서 헨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과 피터 브라운이 시간 간격을 둔 반복 인출 연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내용과도 일치하는 설명입니다.
 
 
 
반복 인출 연습을 하다보면 내년 8월에는 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8월'을 임윤찬 님 유치원 시절 버전 정도로는 연주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신유빈 선수 여섯 살 때 탁구 실력 보면 저는 유치원 시절 버전도 안 될 것 같긴 하고요.)
 
 
 
영국의 사상가 데이비드 흄이 "불균형이 심하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며, 그 결과 우리에게서 먼 것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게 되거나 그런 비교의 결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고 했다는데, 저는 비교를 시도하긴 하나 영향(비교를 통해 불안해하거나 울화가 치미는 느낌)을 받지 않는 것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이상 방학의 끝을 잡고 세특 쓰다 지쳤던 교사의 혼자 놀기 기록이었습니다.
 
평안한 밤과 기쁜 새날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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