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행복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교육 동지들이 그럴 것입니다.
더듬더듬 문장을 끝까지 읽는 데 성공하는 모습,
선생님의 영작에서 어법 실수를 발견해내는 모습,
자신이 제법 어려운 빈칸 추론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놀라서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
그래프와 지문의 논리적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라고 했는데 오히려 그래프의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설명해내는 모습,
글쓰기의 정석과 포맷을 가르쳐줬더니 이것을 응용해서 자신만의 형식을 구축해보려는 모습,
글쓴이의 주장을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멋지게 이야기하는 모습, ...
이 모든 반짝임을 볼 때 저는 때때로 눈물이 흘러나올 것만 같습니다.
또 눈물이 흘러나올 것만 같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먼저 잠잠히 신뢰와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는 학생과 동료들의 눈을 마주할 때가 그렇습니다.
또 작은 따뜻한 말들이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담임 선생님이야, 탐내지 마.'라는 어느 학생의 무심한 듯 던지는 농담에 저는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 더 나아가 인기 있어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니까요. 그러나 학생을 비롯한 어느 누군가의 '우상'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 교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사는 인기몰이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교과 내용과 더불어 삶을 가르치며, 학생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교사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그것으로 인해 칭찬받는[적어도 미워하거나 조롱할 만하지는 않다고 여겨지게 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평안하고 복된 밤과 새날 맞이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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