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아이들의 행복권을 침해하지 맙시다

글을써보려는사람 2025. 4. 2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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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합니다.
 
 
“학원 그렇게 다니더니”…‘강남 키즈’ 우울증·불안장애 심각

“학원 그렇게 다니더니”…‘강남 키즈’ 우울증·불안장애 심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거주하는 만 9세 이하 아동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v.daum.net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타인에 대한 예의, 그리고 세상에 대한 신뢰를 배워야 할 나이에 아이들은 4세 고시, 7세 고시를 치르기 위해 영어 수학 공부를 합니다.
 
그중에서도 영어 열풍과 관련하여 제가 목격한 두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번은 지하철에서 두세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 아이가 울며 엄마에게 두 팔을 벌리고 다음과 같이 호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Mommy, 안아. Mommy, 안아."
 
만일 제가 아이의 엄마였다면 "'엄마, 안아주세요'라고 해야지."라고 지도한 후에 하지만 엄마도 지금 지친 상태여서 안아줄 수가 없다거나, 아까 집까지 걸어가기로 약속했다고 이야기하며 아이가 걸어갈 수 있도록 달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으시고, 안아주지도 않으시더라고요. '안아달라'는 표현을 영어로 어떻게 하는 것인지 생각하는 중이셨거나, 혹은 '엄마가 지금 안아줄 수 없다'라고 설명할 방법을 영어로 생각하는 중이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너무 비틀어서 생각하는 중일까요? 하지만 아이가 너무 간절하게 제법 오랫동안 부르짖고 있었는데 아이의 어머니께서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아이를 쳐다보고만 계시는 상황에 대해 다른 이유를 지금도 생각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한 번은 상가에서 울려퍼지던 어느 아버지의 음성을 듣게 된 일이었습니다.
 
"Hey, no. Hey, no!"
 
상황인즉슨,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아가 킥보드를 타고 있었고, 이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신 것 같은 아버지가 아이를 저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00야, 실내에서 킥보드를 타는 것은 타인을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라고 이유를 설명해 줌으로써 아이를 설득하는 대신 영어로 표현하는 방식을 선택하셨습니다. 영어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영어는 만국공용어의 위상을 가진 언어이고, 배워두면 도움이 될 때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아버지가 사용하신 영어 표현 'hey(우리 말로 하면 '야' 정도가 될까요)'에는 아이에 대한 존중심이 들어 있지 않았고, 'no'는 상황 설명이나 해당 동작을 멈추어야 하는 이유는 담겨 있지 않은 단순한 '금지'의 표현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hey'와 'no' 혹은 'Give me a hug.(안아주세요)', 'Give me a piggyback ride.(업어주세요...는 저도 방금 검색해서 알게 되었습니다)'와 같은 영어 표현을 습득하는 것보다, 엄마도 힘드니까 안아주기 어려운 순간도 이해하는 것, 실내에서 킥보드를 타는 것이 타인을 다치게 할 수 있으므로 안 된다는 점, 그리고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엄마가 자신을 안아주지 않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님을, 아버지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유없이 제압하는 사람이 아님을 이해해야 아이들의 혼란스럽던 마음이 안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영애 씨가 자녀들을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대신 들꽃 유치원에 보내셨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저는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 아이들은 자연과 사람을 더 자세히 바라보며 마음이 조금 더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영유를 보내면 정서에 문제가 생기고, 보내지 않으면 무조건 건강하다는 것도 논리적 비약이겠지요.)
 
 
https://youtu.be/JCWpjtOdtjE?si=OA3HFapStgMjE3Xs&t=1067

 
 
 
아무쪼록 학교에서 지켜보니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이 대체로 마음 편안히 학습도 잘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자신과 타인에 대한 책임감을 배워가며 아름답고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해줍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중요한 것을 배움으로써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해 줍시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에서 읽은 괴테의 시를 한 편 인용하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홀로 깊은 숲 속을 걸었습니다.
그 무엇도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길을 걸었지요.
 
그늘 속에서 별처럼 빛나며
작은 눈동자처럼 아름다운
작은 꽃송이를 보았습니다.
 
꽃을 꺾으려고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꽃이 이렇게 속삭였어요.
"제가 당신에게 꺾여서
시들어야 할까요?"
저는 그 꽃을 뿌리째 뽑아
집 옆 작고 예쁜 정원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그러자 그 꽃은
조용한 공간에서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제는 사방으로 가지를 뻗으며
점점 더 크게 자신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발견>
 
 
 
저도 마음이 건강해지고 싶어서 자연을 음미하고 책도 읽는 토요일을 보내려 합니다.
복된 토요일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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