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아름다움의 회복(feat. 아름답고 싶으신가요?)

글을써보려는사람 2023. 8. 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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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학생들이 쓸 영어 에세이의 주제는 아름다움의 회복이에요. 그래서 수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들을 먼저 정리해보고 싶어요. 머리로는 대강 준비가 되었는데, 말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더 선명해지고 치밀해질 것 같아서요.
 
 

1. 아름다움이란

 
아름다움,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아기의 눈망울, 바위틈 사이로 피어난 꽃, 구름으로 수 놓인 하늘 등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저는 하늘을 바라보는 게 어쩜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저는 슬플 때도, 기쁠 때도, 목이 아플 때도, 하늘이 아름다울 때도,... 하늘을 바라봐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요.
 
아, 자신의 분야에 탁월한 성실함과 노력, 사람에 대한 견고한 신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놓지 않는 희망의 끈과 같은 소중한 가치들도 떠오르는군요.
 
콜린스 사전에서 beauty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1. Beauty is the state or quality of being beautiful.
2. A beauty is a beautiful woman.
3. You can say that something is a beauty when you think it is very good.
4. The beauties of something are its attractive qualities or features.
5. Beauty is used to describe people, products, and activities that are concerned with making someone look beautiful.
6. If you say that a particular feature is the beauty of something, you mean that this feature is what makes the thing so good.


출처: https://www.collinsdictionary.com/dictionary/english/beauty
 

등 여섯 개의 뜻풀이가 등장하네요.

 

아름다운 상태나 특징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여성, 매우 좋다고 생각하는 무언가, 혹은 무언가의 매력적인 특질, 혹은 누군가가 아름다워지도록 만드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 물건, 활동 등을 일컫기도 하고, 무언가를 너무 좋게 만드는 어떤 특성을 beauty라고 표현하기도 한대요.

 
 
그리고 아름다움, 하면 '예술'도 자동으로 머리에 뜨는 연관 검색어 중 하나일 것 같아요.
 
1. Art consists of paintings, sculpture, and other pictures or objects which are created for people to look at and admire or think deeply about.
2. Art is the activity or educational subject that consists of creating paintings, sculptures, and other pictures or objects for people to look at and admire or think deeply about.
3. The arts are activities such as music, painting, literature, cinema, and dance, which people can take part in for enjoyment, or to create works which express serious meanings or ideas of beauty.
4. At a university or college, arts are subjects such as history, literature, or languages in contrast to scientific subjects.
5. Arts or art is used in the names of theatres or cinemas which show plays or films that are intended to make the audience think deeply about the content, and not simply to entertain them.
6. If you describe an activity as an art, you mean that it requires skill and that people learn to do it by instinct or experience, rather than by learning facts or rules.
7. Art is an old-fashioned form of the second person singular of the present tense of the verb be1.
8. See also Bachelor of Artsfine artmartial artMaster of Artsstate-of-the-artwork of art

출처: https://www.collinsdictionary.com/dictionary/english/art

 
다 해석하기는 머리 아프고 ㅎㅎ 5번에 보면, '청중으로 하여금 그저 즐거움만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닌 내용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도록 의도하는 극장이나 영화관의 이름에 쓰인다'라고 나와있고요(무슨무슨 예술극장 이런 식으로요!), 6번에는 '어떤 기술을 요하는 일이나, 사람들이 (사실이나 규칙을 통해 학습하기보다는) 본능과 경험을 통해 그러한 기술을 배우는 것'을 예술 행위라고 부른다고 나와 있네요.
아름다움은 우리들의 깊은 생각 혹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경탄을 유도해 낸다는 면에서, 그리고 잘 숙련되어 군더더기 없는 어떤 전문성 혹은 탁월함 예술적이라는 측면에서 위의 해석들에 자못 고개가 끄덕여지지요.
 
 
 
 
 
 
 
 

 
 

2. 아름다움의 붕괴

 
태초에 지어진 이 세상은 실로 아름다움 그 자체이죠. 아니, '였'다고 해야 될 것 같죠.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뉴스 헤드라인만 봐도 세상이 아름답기는커녕 추악하다고 표현할 일들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어디 멀리까지 갈 것 있나요, 나의 내면만 들여다 보아도, 시궁창이 따로 없는 것을.
 
<나니아 연대기>로 친숙한 C.S.루이스는 인간 내면의 타락상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집필했죠. 전 사실 중간까지 읽다 말았었어요. ^^;

그리고 이보다 훨씬 더 전에 영국의 시인 존 밀턴은 타락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실낙원>이라는 작품을 썼죠. 영미문학 시간에 작품명과 저자, 그리고 후속 편이 나왔느네 어쨌네... 하면서 앵무새처럼 달달 외우기만 했었는데, 기회가 되면 번역본이라도 한 번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락원(Paradise Lost) ⓒ John Milton/wikipedia | Public Domain

그림 출처: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3s3224a
 
 
 






 
 

3. 아름다움을 되돌리기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아름다움에 대해서, 아름다움의 무너짐과 회복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고 싶었어요.
나의 삶에서(혹은 지구 환경에서) 아름다움이 무너져 있는[제자리에 있지 않은, 부패되어 버린, 메말라버린,...] 부분은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기울여야 할 노력 찾아보기가 에세이의 주제가 되는 것이지요.
학생들이 어떻게 아름다움의 회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이고요. 성공적인 수업을 위해서는 내적인 동기 부여가 가장 가장 가장 중요하거든요. :)
 
 
한편 알랭 드 보통은 '영혼의 미술관'에서 예술의 기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해요.
 

"왜 어떤 사람들은 휑뎅그렁한 콘크리트 벽에 흥분하고, 어떤 사람은 윌리엄 모리스의 꽃무늬에 흥분할까? 예술작품 하나하나에는 특별한 심리적, 도덕적 분위기가 스며들어 있다. (중략) 우리는 자신의 내적인 나약함을 보완해 줌으로써 우리를 생존의 평균치로 되돌려놓는 예술작품을 갈망한다. 어떤 작품이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를 채워줄 때 우리는 아름답다고 말하고, (후략)

 
알랭 드 보통, <내 영혼의 미술관> 30면에서 발췌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것이 예술의 주요한 기능의 하나라는 것이죠. 도시에서 회색 벽과 콘크리트 벽만 바라보는 사람은 콘크리트 작품이 아닌 자연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확률이 높고, 누군가 자연에 대한 갈급함이 마음에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회칠한 벽도 깊은 감명을 주는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정말 그런 것 같죠. 정말 고개가 끄덕여져요.
 
아무쪼록 수업을 통해 학생 각자가 아름다움의 회복에 대해 생각해 보고, 또 실제로 학생들이 현재 삶에서 아름다움을 되찾게 되면 참 좋겠어요.
 
 
 
 
 
 
 
 

4. 아름다움을 파괴하는 행위인가, 아름다움을 보전하는 행위인가

 
그나저나, 혹시 에코 테러리즘 혹은 예술 작품 테러와 같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환경 운동가들이 예술이 아닌 환경으로 시선과 관심이 더 집중되기를 원하여 미술 작품 등을 고의로 훼손하는 행위를 가리키는데요, 
찾아보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에 케이크를 던진 사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던진 사건(흑...), 앤디 워홀의 아트카에 밀가루를 퍼부은 사건 등 제법 많은 예술품이 위협을 당해왔네요.
 
환경 운동인가, 예술 작품 테러인가 - LETHER

 

환경 운동인가, 예술 작품 테러인가 - LETHER

해외에서 환경 운동가들이 선보이는 퍼포먼스(?)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영국에선 빈센트 반 고흐의 가 토마토수프의 공격을 받는 일이 있었고, 독일에선 클로드 모네의 명화가 으깬 감자로 얼룩

lether.kr

 
고귀한 예술작품을 훼손하는 시도를 하다니, 저는 너무나 가슴이 아파요.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아름다움을 회복하기 위한 처절한 몸짓을 한 것이죠. 어떻게 이 현상을 바라봐야 할지, 혼란스러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5. 그래서 내가 아름다움을 되돌리기 위해 해야 할 일

 
아무쪼록 우리는 아름다움을 회복해야 해요. 사람마다 아름다움에 대해 느끼고 또 정의하는 바가 다르기에, 무엇을 어떻게 회복해야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판단하는지도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겠죠. 
 
제 경우에는, 저는 아름답고 싶어서 성형수술은 안 하고 싶어요. 염색도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세월의 흔적들이 제 몸과 마음에 베어 들어, 원숙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분명 누군가는[많은 사람들은] 제 흰머리를 보고 할머니 같다고 표현할 테지요. ^~^;
또 모르죠... 제 가치관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허허.
 
우리 학생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은 어떠할지, 이쯤 되니 상당히 궁금해지네요!
너무 두렵기만 하던 수업과 평가의 여정이, 글을 쓰다 보니 기대감으로 바뀌는 것 있죠.
와우, 심봤다!
 
 
 
 
 
 
 

5. 글을 맺으며

 
어디에 가치를 두고 무엇을 아름답다 말할 것인가,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할 거예요. 저마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는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것. 잃어버린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우선순위는 믿음, 사랑, 소망과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여러분은 오늘을, 이번주를, 이번 해를, 여러분의 삶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하실 예정이신가요?
 
여러분과 저의 저녁시간이 아름다웠으면 해요,
진심으로요.


아참, 근데 그거 잊지 마세요.

여러분은 여러분 자체로,
이미, 충분히, 너무나...
아름답다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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