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내가 왜 글을 쓰는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오늘도 몇 자 끄적거려 본다. 1. 지적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서 나는 말주변이 없다. 뭔가 말하려면 일단 긴장도가 높아 버퍼링이 걸리고, 어떤 주제 분야에 대해 제법 통달해 알고 있는 바도 별로 없어 말을 잘 이어가지도 못한다. 그런데 글은, 말이 어눌한 내게는 아주 고마운(!) 말하기 대본이 되어주기 때문에 그나마 자신감 있게, 그리고 조금은 더 논리적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글을 쓰며 깨닫고 또 깨닫는 것은 '내가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없는가'하는 것이다. 각종 자료나 책을 뒤적이면서, 글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는 공부를 하게 된다.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 탈학습, 재학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