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충망에 뚫린 구멍 사이로 모기가 들어왔나보다. 아이가 기겁을 하기에 들여다보니, 초록빛을 띤 모기였다. 물지 않는 종류라며 안심시켜주고는, 어쨌거나 신문으로 탁 내려쳐 잡는 데 성공하고 방에서 나오려는데, 아이가 말한다. 엄마, 수컷 모기는 물지 않는대요. 암컷이 산란기가 오면 피를 빨아먹는 거래요. 응, 그렇지. 아이가 무심코 덧붙인 말에, 나는 크게 놀랐다. 목숨을 바쳐 피를 빨아먹는 모기네. 아이야, 정말로 그렇구나! 나의 기준에서는 흡혈 해충이지만, 나름 새끼를 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하는 강인한 엄마인 것이로구나. 안도현님의 시가 떠오른다.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