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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독서일기 - 파우스트 A to Z

를 재독 하는 중입니다. 책을 읽으며 파우스트에 대해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을 메모해 둔 내용을 글로 남기고자 합니다. 오늘은 파우스트의 지적 겸손, 진실함에의 추구, 그리고 고뇌하는 모습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1. 파우스트는 지적 겸손을 지녔다? 아, 나도 이제 철학, 법학, 의학, 게다가 신학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철저히 연구했다. 그 결과가 이 가엾은 바보 꼴이구나. … 그리하여 안 것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뿐이다. (23) 파우스트는 지적 열망을 지닌 사람입니다. 철학, 법학, 의학에서 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섭렵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열정적인 배움의 여정을 통해 그가 깨닫게 된 것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 뿐입니다. 파우스트의 태도에서 우리는 지적 겸..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교사의 눈물 버튼에 대한 짧은 메모

저는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행복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교육 동지들이 그럴 것입니다. 더듬더듬 문장을 끝까지 읽는 데 성공하는 모습,선생님의 영작에서 어법 실수를 발견해내는 모습,자신이 제법 어려운 빈칸 추론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놀라서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그래프와 지문의 논리적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라고 했는데 오히려 그래프의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설명해내는 모습,글쓰기의 정석과 포맷을 가르쳐줬더니 이것을 응용해서 자신만의 형식을 구축해보려는 모습,글쓴이의 주장을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멋지게 이야기하는 모습, ... 이 모든 반짝임을 볼 때 저는 때때로 눈물이 흘러나올 것만 같습니다. 또 눈물이 흘러나올 것만 같은 순간들이 있습니다.먼저 잠잠히 신뢰와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는 학생과 동료..

교육 2025.06.11

<파우스트> 독서일기 - 시인에 빙의한 괴테

완독을 40페이지 정도 남겨 둔 상태에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 이유는, 시대를 초월하여 칭송받는 대작을 충분히 음미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표시해 두었던 부분을 몇 구절 필사하기 시작하다가, 그것도 충분치 않게 느껴져서 1부 첫 페이지로 돌아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책의 100쪽가량을 간신히 읽고 다른 책을 펼쳐 들기를 반복하던 저이기에, 447면에서 9면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겠습니다. 하지만 그간 제법 독서 훈련이 되었는지 이렇게 돌아와도 분명히, 그것도 더 기쁜 마음으로 완독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독서에 대한 효능감이 제법 생긴 상태인 듯하여 기쁜 마음에 사설이 길었습니다. 저는 또 한..

도서 2025.06.07

명화 감상 일기 - 반 고흐의 그림에는 눈물이 보인다

반 고흐 아트북을 다시 한번 펼쳐 들었습니다.그의 후기작을 중심으로, 빈센트가 그림에 담아냈을지 모를 눈물을 상상하며 그림을 감상해보려 합니다. 는 미술적으로 굉장히 완성도 높고 좋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식견이 부족하여 이 그림이 왜 그토록 뛰어난 것인지 잘 이해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교회로 향하는 여인의 뒷모습이 조금은 슬퍼 보입니다. 사람들이 주변에 없는 것으로 보아 예배가 열리는 일요일은 아닌 듯하네요. 마음에 맺힌 많은 슬픔을 토설하기 위해 조용한 예배당 한 구석을 찾아가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길의 정중앙으로 걷는 대신 한쪽으로 비켜나 걷는 것으로 보아 여인은 평소 다른 행인을 포함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성품이 몸에 배었거나, 혹은 사람들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아 하는 내향적인 성향을 지닌..

문화 예술 2025.06.06

<인간관계론> 독서일기 #1 - 비난하지 말래요

자기 계발 분야의 대가인 데일 카네기(1888~1955)의 을 읽고 있습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의 산업화 시기 및 미국의 자본주의 영향으로 인함인지 데일 카네기는 '인간 경영', '사람을 다루기' 등의 용어를 사용합니다. 1부의 제목부터 '사람을 다루는 기본 원칙'이라니까요. 인간을 도구적 존재 혹은 수단적 가치로 여기는 것만 같아 저는 제법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대적 맥락이 있으므로 카네기의 '무자비함'에 대한 토로를 지속하기는 어려워 보였고요, 저는 이내 책에 담긴 카네기의 통찰력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1부의 1장은 타인의 결점을 들추어 비난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비난을 받은 사람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므로, 타인을 질책하거나 (심지어) 조롱하는 방법으로는 결코 자신에게 결코 ..

도서 2025.05.21

명화 감상 일기 - 카라바조를 감상하며 나를 받아들이기

문득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피아를 구분하느라 온 정신을 집중하며 치열한 한 때를 보내다 보니, 남은 것은 떳떳함도, 성취감도, 통쾌함도 아닌 바로 허망함임을 깨달을 때의 어떤 느낌입니다. 이긴 사람은 없고 상처받은 사람만 있습니다. 재물, 명예, 권력 등 어떤 것을 지키려고 싸우거나 무언가 쟁취하려고 애쓴 뒤에는 대개 그렇습니다. 골리앗의 머리를 베어 들고 있는 다윗의 표정에도 알 수 없는 씁쓸함이 서려있는 것만 같습니다. (카라바조는 다윗의 얼굴에도, 골리앗의 얼굴에도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고 하지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는 나르시수스와 달리, 카라바조의 나르시수스는 슬픔에 잠긴 것만 같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아도 칭찬할 만하..

문화 예술 2025.05.18

소금 결정의 위로

아주 작은 것이 누군가에게 아주 큰 슬픔을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교사인 누군가에게 메모를 남길 때 이름 뒤에 선생님(teacher)의 앞글자인 't'를 늘 붙이던 누군가가 어느 순간 't'를 빼고 이름 석 자만 썼다고 칩시다. 이 사실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사실을 유추할 수 있을까요? '당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아.' 혹은 '당신같은 사람을 선생으로 인정할 수 없어.'와 같은 의미를 전달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메모를 받아든 교사는 무척 의기소침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아주 작은 것이 아주 커다란 위로를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비가 내린 후 산길의 포슬포슬한 낙엽을 밟는다거나, 때아닌 폭설로 인해 얼어붙은 나무들을 대거 베어내 휑뎅그렁해진 자리에 고사리며 이끼가 올라와 다..

일상 2025.05.11

명화 감상 일기 - 고흐는 지금도 꿈을 꾸는 중일 거야

수업 준비를 하고, 또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인고 발터가 집필한 아트북을 읽는 중입니다. 첫 번째 그림은 입니다. 어느 날 밤 고흐는 면도칼을 든 채, 자신과 크게 다툰 뒤 집을 나선 고갱을 따라갔다고 하지요. 고갱을 해칠 생각은 없었고 서운함을 표출할 목적이었다고는 하나 고갱이 기겁을 했던 것은 안 봐도 뻔하지요. 놀란 고갱은 집으로 가는 대신 여관으로 가고,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잘라내 사창가의 한 소녀에게 건네주었다고 하고요. 이 일을 계기로 고흐가 머물던 마을인 아를 전체가 난리가 났다고 하지요. 그야말로 엽기적인 사건이 벌어졌으니까요. 잘린 귀 조각을 받아 든 소녀는 얼마나 끔찍했을는지요. 한편 매독의 증상 중 하나는 환청과 같은 정신착란 증세라고 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향해 속삭..

문화 예술 2025.05.06

<파우스트>를 필사하며 인생을 곱씹다

괴테의 에는 인생에 대한 고뇌가 가득 담겨 있네요. 오늘은 필사를 통해 괴테의 고민의 흔적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 방황하는 법이니라.(21) - 창조주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용감하게 이 세상에 뛰어들어 모든 지상의 괴로움과 지상의 행복을 달게 받으며, 폭풍우와 싸우면서 난파선의 삐걱대는 소리에도 굽히지 않는 용기를 느낀다. (22) - 파우스트의 독백 하지만 결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어. 정말로 자네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면 (30) - 파우스트가 조수 바그너에게 그야 더러는 다소의 진실을 알고, 어리석게도 그 넘치는 마음을 은밀하게 간직하지 못하고 느끼는 바, 보는 바를 어리석은 백성에게 밝히 사람들은 예로부터 십자가에 못박히거나 화형을 당하곤 했지..

도서 2025.05.01

알폰스 무하를 통해 묵상하는 한 사람의 역할

오늘은 민족 화가로서 알폰스 무하의 헌신을 돌아보며 '한 사람'의 역할을 새겨보고자 합니다. 알폰스 무하는 민족 화가로서 정체성을 갖게 되기 전부터도 상류층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도 예술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술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민족의 어려움에 대해 마음을 쏟게 되었고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던 슬라브 민족의 독립을 꿈꾸며 무하는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기금 마련을 위해 제작한 복권 포스터입니다. 한 소녀가 책과 연필을 든 채 서 있고, 소녀의 뒤로는 엄마가 비탄에 잠긴 채 웅크린 자세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는 중입니다. 자녀의 학비를 마련하기는 커녕 먹을 것을 구하기도 힘겨운 비참한 상황을, 앙상한 가지가 드러내고 있는 듯합니다...

문화 예술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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