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두 가지 일화로 살펴보는, 인성 교육의 중요성

글을써보려는사람 2023. 11. 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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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이 중요한 이유를 계속 느끼고 있다.
 
 

첫 번째 일화

 
어제에 이어, 학교 축제 먹거리 재료를 구입하느라 대형마트에 갔다.
품목도 많았고, 예산 처리 관련된 여차저차한 이유로 카드도 세 번에 나누어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계산이 진행되는 중간에, 나보다 훨씬 적은 품목만 계산하면 되는 어느 분이 와서 줄을 섰다.
첫 번째 카드에 해당하는 항목은 계산을 완료했고, 나머지 품목의 바코드를 분주히 인식해 주시던 계산대 직원께서 내게 1+1인 상품을 한 개만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대략 난감했지만 후다닥 뛰어가서 상품 한 개를 더 집어 왔다.
한 30초 걸렸을까, 오는데 보니 계산대 직원분께서 앞 분(나) 먼저 계산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계셨다. 
 
결제를 드디어 마치고, 카트에 물품 싣기를 완료한 후 뒤에 서있던 분에게 '오래 기다리셨습니다.'하고 인사를 건넸다. 내 쪽으로 고개를 2.3도 정도 돌릴 듯하더니,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꾸는 더더욱 않았다.
물론 짜증이 났을 것이다. 믈건도 제법 많았고, 1+1 상품을 가져오기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심지어 분할 결제까지 하다니.
 
그런데 사람이 말을 하면 뭔가 대답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기분이 이상했지만, 왜 사과 안 받느냐고 따질 일도 아니었기에, 계산대 직원분께 "안녕히 계세요." 하고 일부러 크고 밝게 인사를 건네고는 카트를 밀기 시작했다.
 
 
 


 
 
 

두 번째 일화

 
이틀 전이었다. 수업을 마무리하고 나오려는데, 체격이 큰 편인 학생을 지나치던 어떤 아이가 "하면 지. 멧지."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말았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는데 모르는 척을 하길래, 교무실로 불러왔다. 사람은 다 느낀다고,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고 엄하게 타일렀다.
 
죄송합니다, 하고 돌아갔다. 어제 복도에서 친한 친구와 함께 있다가 나를 보고는 낄낄거리며 웃는 것이었다. 그제의 지도는 이 아이의 마음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튕겨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쉬는 시간에 마주쳤을 때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더욱 씁쓸해졌지만, 말을 덧붙이기에는 적당한 시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도 못 들은 척 갈 길을 갔다.
 
오늘 수업 시간이었다. 교실 순회 지도를 하며 학습지 작성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 주다가, 그 아이의 학습지 중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나열하는 칸에 "하면 되지. 멧돼지. 이것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직전 시간까지만 해도 완전히 백지상태의 학습지였는데.
 
"이게 어떻게 해서 여기에 적혀있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서로 불편하게 되었구나." 하자 옆에 있던 그 친한 친구가 대번에 "죄송합니다." 하고 말을 했다. 당연히 진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교무실 불려가서 잔소리를 듣기 싫으니 그냥 여기서 끝내십쇼.' 정도의 말로 들렸다.
 
그냥 돌아서려다가, 말했다.
"혹시 정말 그렇게 느낀다면, 이 이야기를 에세이 주제로 삼아도 좋을 것 같구나." 
 
화가 치밀어오르지는 않았다. 그저 마음이 아팠다.
 
 
 


 
 
 
학교에서 교사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성교육은 창체시간에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계기교육 이상의 어떤 것이어야 한다.
 
2학기 에세이의 주제가 '아름다움의 회복'이어서 다행이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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